너무 싸다고 ‘1회용 휴대폰’ 아닙니다

일반입력 :2011/12/21 07:00    수정: 2011/12/21 16:02

내년 3월 또 하나의 이동통신사업자가 등장한다. 다름 아닌 온세텔레콤.

소비자들에겐 ‘00365 국제전화’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 KT,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데이콤(현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거론되던 대표적 통신사 중 하나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며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 세종텔레콤에 합병되면서 통신사로써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일 출범한 한국MVNO협회의 창단멤버로도 이름을 올린 온세텔레콤은 내년 3월 야심차게 준비한 이동전화 재판매(MVNO)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MVNO협회에서 초대 부회장직을 맡은 김태경 온세텔레콤 MVNO사업단장을 20일 서울 역삼동 사옥을 찾아가 만났다.

■이동통신 3社? 아니, ‘3+3’社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판 4G 대권주자라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 CJ헬로비전 그리고 온세텔레콤은 차기 주자다.

더욱이 4G 시장이 열리면서 새롭게 바뀌는 이동통신의 새판이 짜이고 있는 것도 차기 주자들에게는 호재다. 내년 상반기 도입되는 ‘블랙리스트’ 제도와 ‘MVNO 번호이동성’ 허용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유명무실했던 선불서비스가 새 제도 도입과 MVNO의 본격 등장으로 S자형의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경 온세텔레콤 MVNO사업단장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외국인의 전유물처럼 제공됐던 선불서비스가 내년 상반기에는 많이 바뀔 겁니다. 염가에 가까운 통신상품을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거죠.”

사실, 이러한 서비스가 외국에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국내에서 사업자 간 가입자인증모듈(USIM)이 호환되지 않았던 탓이다. 김 단장은 오히려 MVNO가 ‘싸다’는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사실 선불요금제로 서비스 개시를 앞당길 수도 있었지만 초창기 저가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죠. 론칭 시기를 내년 3월로 맞춘 건 조금 늦더라도 돌아가자는 의미입니다.”

■투폰 시대가 온다?

MVNO가 핵심설비를 기존 이동통신사에 의존하는 구조지만 경쟁력마저 의존하지는 않는다. 내년 1월 서비스 개시를 앞둔 CJ헬로비전의 경우 CJ그룹이 갖고 있는 콘텐츠 경쟁력과 엔터테인먼트, 외식 산업에서의 장점을 모바일과 결합시켰다. 온세텔레콤도 마찬가지다.

기존 시외전화와 국제전화로 다져온 경쟁력을 모바일에 녹여낸다는 계획이다.

“국제전화 요금을 국내전화 요금으로란 카피를 온세텔레콤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국제전화를 쓰는 주부층이 많습니다. 통상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어 결합상품으로 팔지만 우리는 이동전화와 국제전화를 묶어 획기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다. 사업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도 시대 트렌드를 반영키로 했다. 소위 ‘반값 마케팅’이라 불리는 소셜 커머스 전략이다.

“젊은 주부들은 TV광고보다 소셜 커머스 광고에 더 열광합니다. 실질적으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도움 될 수 있는 서비스로 경쟁력을 만들 겁니다. 소셜 커머스가 고객 불만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지만 오랫동안 콜센터를 운영해 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자신 있습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도 투폰 바람을 일으키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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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서비스가 우리보다 더 발달한 일본의 경우 2개의 폰을 갖고 있는 비율이 18%에 이릅니다. 국내에서도 음성과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투폰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지요. 초기 시장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 겁니다.”

최근 온세텔레콤의 MVNO사업단은 저렴하고 쓸 만한 태블릿을 찾느라 분주하다. 목표는 1차 타깃으로 삼은 젊은 주부층 때문이다. 효율적인 데이터 소비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이유다. 이동전화와 국제전화 그리고 태블릿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기다려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