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공공에서 쓰는 정품 소프트웨어(SW) 사용을 의무화하고 민간 영역에도 저작권 규제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 앞서 국내 업계는 오는 2020년까지 불법SW 사용율을 10% 이상 낮추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가 펼치는 SW저작권 관련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SW 저작권 보호 계획
우선 중국은 내년 말까지 중앙정부와 지방 공공기관을 아우르는 모든 정부기관에 대해 정품SW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을 지난 20일 밝혔다.
중국 상무부의 창 샤오춘 시장감시국장은 현(縣)급 이상 도시는 내년 상반기중 SW정품화를 실현할 것 같다며 정품SW 구입에 예산을 배정하고 회계 감사 내용에도 포함시키는 방법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 정품사용이 정착된 뒤 기업과 개인에도 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에서 사용중인 불법SW 비율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민간 사업자와 개인 사용자를 포함할 경우 현지 SW불법복제율은 8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도 공공기관들이 모든 업무용 SW를 정품으로 쓰도록 규정돼 있다. 중국이 도입하려는 SW구입 예산 배정이나 관련 회계 감사도 이미 시행되는 상황이다. 국내 공공기관들이 불법SW를 쓰는 사례는 민간 영역에 비해 낮다.
■우리나라 공공부문
20일 한국SW저작권협회(SPC) 오성택 팀장은 민간 조사업체들이 공공과 기업과 민간 부문 불법SW 사용율을 구분해 내놓진 않기 때문에 각 부문의 정확한 현황까진 알지 못한다면서도 공공부문은 SW구매를 위한 별도 예산이 집행되는 등 상대적으로 민간영역에 비해 정품사용율이 높을 수밖에 없게끔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가 3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조사해온 국내 공공부문 불법SW 사용율은 2%를 넘지 않는다.
저작권보호과 김범상 사무관은 올해도 지난 3월부터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3천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내년 2월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8년 처음 736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공 SW불법복제율이 1.1%로 나왔고 2009년 1천862개 기관으로 범위를 늘리면서 1.4%로 늘어났다. 그러다 지난해 상반기 2천85개기관 대상 조사 결과 0.8%로 줄었고 하반기 1천700여곳 대상 결과는 0.7% 정도까지 낮아졌다.
■민간 불법SW 사용은 40% 초과…대응은?
김 사무관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관중에 이미 불법SW 사용 비중이 0%인 사례도 적지 않다. 추세를 이어갈 경우 공공부문 불법SW 사용이 문제시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는 SPC와 사무용SW연합(BSA)이 함께 최근 발표한 국내 전체 SW불법복제 비율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40% 이상인 것과 대조된다. 국내 공공부문은 0%로 수렴하는데 전체 불법SW 사례가 40%라면 민간 기업과 일반 사용자 부문의 불법 행위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정부는 중국처럼 SW구매예산 배정과 감사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 대한 저작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 뒀지만 민간부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는다. 경찰과 같은 수사기관 활동에 맡겨둔 셈이다. 다만 SPC와 BSA같은 민간조직이 의식 개선과 제도 정비를 위해 업계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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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SW자산관리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를 알리는 세미나를 열고 자산관리 전문가를 위한 교육사업도 진행중이다. 저작권위원회에서는 SW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과 저작권 분쟁 사례 등을 모은 책자를 펴내기도 했다.
지난 2월 SPC는 12번째 정기총회를 열고 9년 안에 국내 SW불법복제율을 20%대로 낮춘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당시 세계평균 밑으로 내려간 우리나라 불법복제율에 고무된 채 실질적인 저작권 보호 활동을 강화할 뜻을 밝힌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