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스클럽 박신구PM, "액션명가다운 작품"

일반입력 :2011/12/19 10:20    수정: 2011/12/20 17:31

김동현

어떤 게임이든 공개 서비스 일정이 확정되면 기대감보다 아쉬움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다듬으면 그만이지..”라는 속 편한 생각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잖아”라는 안일한 생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5년 넘게 개발한 게임이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깐 걱정부터 앞섰죠. 이제 정말 이것저것 핑계를 댈 수 없으니깐요. 이용자들에게 검증 받는 것을 떠나 우리 스스로가 과연 잘해왔는지, 잘할 수 있을지, 그 생각이 가장 많이 듭니다”

오는 22일 공개 서비스에 들어가는 액션 온라인 게임 ‘파이터스클럽’의 박신구 PM을 대구 KOG 본사에서 만났다. 공개 서비스로 분주한 개발실의 풍경을 뒤로 하고 박 PM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첫 인사는 “잠을 잘 못자서 얼굴이 말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였다.

■부담과 압박…파이터스클럽의 쉽지않은 시작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의 잇따른 성공은 KOG에게 ‘액션명가’이라는 칭호를 달아줬다. 2003년 처음 시작된 그랜드체이스는 최고 동시 접속자 7만 명, 7개국 서비스를 기록했으며,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엘소드는 동시 접속자 3만 명 등의 호평으로 순항 중이다.

두 게임의 연이은 성공은 KOG의 성공 신화를 이어나가는 계기가 됐지만 반대로 신작 프로젝트에는 큰 부담이 됐다. 특히 같은 액션 장르 내에서 성공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파이터스클럽 개발팀에게 부담 그 이상으로 작용했다.

“개발 초반에는 기대감, 그리고 성공작들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습니다. 당연히 여러 가지 경험이 더해져 그랜드체이스나 엘소드 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였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커지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시행 착오를 겪은 후 게임성의 큰 변화가 생긴 것은 2년 전이었다. 파이터스클럽이 가진 기본적인 게임성은 호평을 받았으나 그 이상이 문제였다. 바로 온라인 게임이 가진 긴 생명력을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지는 증명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때 가장 큰 고민을 했던 점은 과연 이 게임이 정말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고 오랜 시간 재미를 줄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습니다. 기존 게임성은 굉장히 뛰어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점이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할까 걱정이 됐죠. 그래서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해답이 눈앞에…격투RPG 파이터스클럽

파이터스클럽은 대전 격투 게임에서 격투RPG로 대폭 수정됐다. 다소 복잡했던 격투 부분은 어느 정도 간소화가 이뤄졌고 레벨에 맞는 다양한 던전이 등장해 진입 장벽의 부담감도 낮췄다. 이 부분 때문 개발기간은 더 길어졌다.

“2009년 처음 나왔을 때 소수만 하는 게임성보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잡으면서 몇 년이 더 걸린 것이죠. 당시에는 반대도 많았고 지금도 이 선택이 완전히 옳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 결정이 그때보다는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신구 PM은 격투RPG로의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했지만, 실제 파이터스클럽은 최근 진행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꽤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본적인 게임성도 호평 받았고 우려가 됐던 이용자간 대전 기능은 여전히 뛰어난 몰입도와 긴장감을 이용자들에게 선사했다.

실제로 기자도 이날 운영자 및 개발자들과 함께 게임을 해봤다. 빈발로 들릴 수도 있지만 몇 년 사이에 나온 액션 게임 중에서는 제일 좋았다. 30레벨까지 있는 게임 콘텐츠부터 요즘 유행을 반영한 패션 아이템, 특히 대전 격투 부분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재미있었다.

“월래 개발하려고 했던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위한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대전 격투에서 RPG로 노선이 바뀌어도 파이터스클럽이 가진 기본적인 재미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죠. 이건 처음 우리 게임에 관심을 가진 이용자들과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박PM은 2009년 처음 게임을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응원해주신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기다린다고 말한 이용자들 의견에는 고개가 절로 숙여질 정도였다고.

“개발 기간 내내 게시판을 살펴보는 것을 잊지 않고 했습니다. 첫 선을 보인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게시판에서 파이터스클럽에 대한 생각이나 의견, 아이디어를 주시는 모습을 보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이용자들의 선택, 평가 받겠다

그렇다면 공개 서비스에 들어가는 파이터스클럽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박신구 PM은 ▲실제 무술을 재현한 격투 기술 ▲같은 스킬이라도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성향 ▲30개가 넘는 현대 도시 배경의 던전 ▲전직 포함 6개 무술가 등을 꼽았다.

이중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스킬 부분이었다. 실제 무술에서 따온 기술들은 캐릭터가 성장함에 따라 특정 포인트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여기서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쌓는가에 따라 리치, 판정, 연타, 효과 등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아마 같은 무술가를 선택했다고 해도 스킬 포인트를 어떻게 투자했는지에 따라 정말 달라집니다. 외모에서 나오는 개성만이 아니라 사용하는 기술에서도 차이가 느껴지실 겁니다. 이를 통한 이용자들간의 대결은 정말 많은 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공개 서비스 이후 내년에는 신규 무술인 태권도와 검도,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라고 박신구 PM은 말했다. e스포츠부터 게임 요소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파이터스클럽 개발자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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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스클럽을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이용자분들이 주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평가가 게임의 변화부터 발전을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공개 서비스에 들어가는 이 게임을 마음껏 즐겨주시고, 냉정한 의견도 많이 주시길 바랍니다. 더욱 발전하는 파이터스클럽이 되겠습니다”

운영, 개발, 재미 어느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박신구 PM의 말로 인터뷰는 끝났다. 부담과 변화를 넘어 이제 공개 서비스를 앞둔 파이터스클럽이 KOG의 액션명가 칭호를 빛내는 수작이 되길 조심스럽게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