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시트릭스, 크롬북 '웹이냐 앱이냐' 고민

일반입력 :2011/12/16 09:58    수정: 2011/12/16 10:23

웹 생태계를 중심에 둔 구글의 PC 운용체계(OS) 전략이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주류인 현재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구글이 한동안은 앱의 가치를 덜어내기 어려워 보인다.

크롬OS가 내건 주요 기능 가운데 윈도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한 소프트웨어(SW),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가 웹이 아닌 앱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크롬OS 환경에서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를 통해 실제 또는 가상머신(VM) 윈도PC 환경에 접속할 수 있다. 원격 데스크톱 프로토콜(RDP)과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을 응용한 것이다. 시트릭스 고유의 가속기능으로 서버와 클라이언트간 네트워크 환경에 따른 속도 지연을 보완하고 가상사설망(VPN) 연결과 싱글사인온(SSO) 같은 보안 기능을 지원한다.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는 지난해 6월 구글과 시트릭스가 함께 개발하기 시작해 지난해말 첫선을 보였다. 당시 기업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윈도 기반 업무용 SW를 쓸 수 있을 정도의 보안 안정성과 접속한 원격데스크톱의 성능을 보완해주는 '시트릭스HDX' 가속 기술을 품고 나왔다.

구글은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를 개발한지 1년이 흐른 지난 6월, 이를 정식 공개했다. 당시 전세계 출시를 앞둔 크롬OS 단말기 판매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글과 시트릭스는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를 어떤 형태로 탑재시킬 것인지에 대해 확정짓지 못했다. 현재도 이 기술은 정식판으로 완성된 상태가 아니다.

우선 고려된 형태는 별도 설치 기술 없이 원격 접속 데이터와 그래픽을 HTML5 지원 브라우저에서 표시하고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웹' 방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앱 설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크롬OS 환경에서는 유일한 방법으로 예상됐다. 시트릭스의 경쟁사인 에리콤소프트웨어 원격데스크톱 기술 '액세스나우'가 이같은 형태를 취한다. 이는 사실상 크롬OS뿐 아니라 HTML5 표준을 지원하는 일반 PC브라우저에서 모두 쓸 수 있는 방식이다.

실제로 시트릭스는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를 공개한 동시에 웹앱 장터인 '크롬 웹스토어'에 일반 크롬 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는 시트릭스 리시버를 등록시켰다. 지난 8월말 0.9.0.5 버전으로 최종 업데이트된 크롬 브라우저용 시트릭스 리시버는 '크로모팅'이라 불려온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와 본질적으로 같다.

또다른 형태는 구글과 시트릭스가 협의에 따라 크롬OS 내부에 필요한 SW를 미리 심어놓는 것이다. 웹기술로 부족할 수 있는 성능과 보안을 앱 방식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크롬북 사용자가 임의로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또 이 경우 구글이 크롬OS를 쓰면 웹 기술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할 것처럼 이야기했던 입장을 뒤엎는 것으로도 비친다.

최근 시트릭스코리아 관계자는 구글과 시트릭스가 협력을 통해 크롬북용 시트릭스 리시버를 개발해오면서 VDI 연결과 원격 가속시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기능을 크롬OS에 탑재할 것인지, 서버측에서 모두 처리하게 할 것인지 결론을 내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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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단말이나 가상머신(VM)과 여기에 접속한 크롬북 사이의 네트워크 가속 성능과 보안 안정성을 지원하기 위해 크롬OS에 별도 프로그램을 삽입할 것인지, 아니면 크롬OS는 다른 브라우저처럼 HTML5 구현만 하고 모든 성능 보완을 RDP 통신기술과 접속할 서버시스템에 의존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구글은 웹기반 오피스 SW제품을 통해 데스크톱 OS와 설치형 프로그램의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을 위협 중이다. 시장 반응은 웹의 가치를 점차 인정하는 모양새지만, 사용자들이 기존 앱 중심의 SW 사용 행태를 금세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