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최근 크롬 최신 안정판(16.0.912.63)을 공개하며 다중 사용자 계정 기능을 선보였다. 이는 자사 브라우저로 기존 데스크톱 운용체계(OS)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한 또다른 사례로 눈길을 끈다.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지난 13일 한 컴퓨터에 들어 있는 크롬 브라우저가 2명 이상의 개인 설정을 품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크롬 브라우저 설정 가운데 개인사항(Personal Stuff) 항목에 들어가면 계정을 선택할 수 있는 '사용자(Users)'란을 볼 수 있다. 앞서 크롬 브라우저는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한 사용자의 즐겨찾기, 사이트 로그인 정보, 방문기록, 브라우저 테마와 지정된 기능들을 저장해 다른 컴퓨터의 크롬 브라우저에서도 이를 불러와 쓸 수 있게 해줬다. 이번에는 한 컴퓨터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여러 사용자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씨넷은 다중 사용자 지원 기능이 여러 사용자들에게 OS 로그아웃 과정 없이 한 컴퓨터를 공유하면서 개인 설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또 크롬북 사용자가 개인 설정 상태를 전환하는 방식을 하나 더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원래 웹브라우저가 저장하는 개인 설정들은 OS가 관리하는 사용자 계정에 따라 구분돼왔다. 한 컴퓨터에 설치된 윈도에서 A계정으로 로그인하는 사용자와 B계정으로 로그인하는 사용자는 같은 브라우저를 쓰더라도 독립적인 설정을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크롬 브라우저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 설정을 따로 다룰 수 있었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OS 고유 영역이었던 사용자 구분을 스스로 하게 바뀌었다.
크롬 브라우저가 마치 OS같은 기능들을 품으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다. 다른 PC 데스크톱에 접속할 수 있게 한 '크로모팅' 확장기능, 크롬 15 베타버전에서 등장한 '새 탭' 초기화면의 바탕화면같은 아이콘 배치, 크롬 14부터 C, C++코드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게 지원한 네이티브클라이언트(NaCl) 기술, 구글 앱스 서비스가 지원하는 오프라인 웹애플리케이션 사용 등이다. 이 모든 기능들이 아예 대놓고 OS를 자처하는 '크롬OS'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보도에 따르면 크롬은 한 사용자 계정에서 다른 환경으로 전환시킬 때 별개 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이 기능이 크롬OS에서도 구현된다면 PC 멀티태스킹 환경의 대표 기능인 '창 전환'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 크롬 브라우저 이젠 2위…IE 바싹 추격2011.12.15
- 구글 크롬북, 6개월만에 가격↓ '넷북 수준'2011.12.15
- HTML5 브라우저로 원격PC 접속기술 써보니2011.12.15
- 3살 구글 크롬, 어디까지 진화했나2011.12.15
한편 구글은 다중 계정 지원이 사용자간 개인정보를 보안상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사용자 데이터를 구글 서버와 동기화하는 기존 기능은 물론 보안 기술을 적용받지만, 여러 계정 정보를 품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별다른 제한 없이 다른 사용자의 계정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크롬16 버전은 위험수준이 높게 분류된 6가지 보안 취약점을 수정했다. 더불어 구글이 '크롬 웹스토어'를 업그레이드해 방문자들이 각 웹애플리케이션 제목을 인기순, 평점순으로 정렬시킬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