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특명에...삼성 SW 실리콘밸리 진격

일반입력 :2011/12/14 15:38    수정: 2011/12/14 16:47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약점으로 꼽혀 온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적지 한복판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 거점을 세우고 구글-애플 등과 격돌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을 접한 후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지 4달 만에 나온 승부수다.

14일 삼성전자는 ‘SW센터’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자체 모바일 OS 개발과 스마트폰 최적화 등 삼성전자 SW 역량 강화라는 중책을 맡았다.

센터장은 완제품(DMC) 부문 연구소장인 김기호 부사장이 겸임한다. SW와 시스템 아키텍처, 통신시스템, 멀티미디어까지 정통한 삼성전자 내 대표적 기술 리더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7일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철환 삼성전자 부사장을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개발 담당 임원이 사장급으로 보임된 첫 사례다.

이 신임 사장 역시 글로벌 SW 전문가. 지난 1982년부터 삼성전자에서 통신 SW 개발을 맡아왔고, 1998년에는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 그룹장을 역임했다.

부사장에 오른 조승환 선행개발팀장도 무선단말 SW 개발 전문가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갤럭시 시리즈의 선행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평가다.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콘텐츠와 서비스 발굴, 개발 연구를 위한 제 2의 미디어솔루션 센터인 ‘MSC 아메리카(MSCA)’를 설립했다.

구글과 애플 등 경쟁자들의 홈그라운드에 거점을 세워 배울 것은 배우고, 공격력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데이빗 은(David Eun) 전 AOL 미디어&스튜디오 부문 사장을 MSCA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눈에 띈다. 데이빗 부사장은 구글에 재직하며 유투브 인수를 주도한 미디어 전문가. 삼성전자가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를 수장으로 영입, 장기적인 승부에 돌입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가 SW 경쟁력 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신설된 SW센터는 삼성전체의 기대가 모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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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적 및 나이와 상관없이 검증된 SW 인재라면 최대한 영입해 지원할 방침”이라며 “일반 직원들 간에도 SW 키우기가 최대 화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애플을 꺾고 스마트 기기 판매량 1위에 오를 것을 확신하지만 SW 부족 고민이 여전히 크다. 주력 OS인 안드로이드 역시 구글 소유이기에 불안하다. 삼성전자가 최대한 빠르게 SW를 강화하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