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지 야심작 X10 "미러리스와 승부"

일반입력 :2011/12/06 10:13

후지필름이 파인픽스에 이어 ‘X’ 시리즈 브랜드를 선보였다. 프리미엄을 표방한 고가 카메라 라인업을 갖춘다는 의미다.

지난 봄 X100을 출시했던 후지필름은 X시리즈 라인업을 하나씩 공개하고 있다. X10이 오는 28일부터 국내에 정식 판매되며, 내년에는 고배율 줌 하이엔드 카메라,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X100 출시 당시 170만원대 똑딱이로 불리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국내서 판매중인 렌즈교환식이 아닌 카메라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보다 배 이상 비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화질과 거리계연동식(RF) 카메라 디자인을 표방해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X100에 이어 X10 역시 비싼 똑딱이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 가격은 74만9천원.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슷한 가격대다.

X10 역시 복고풍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무광택 검정색으로 제작돼 필름 카메라를 연상시킨다. 탄탄한 바디 재질과 더불어 금속으로 만들어진 모드 다이얼과 광학식 뷰파인더를 통해 일반적인 콤팩트카메라와 차별화 요소가 분명하다.

LCD 액정 창이 있지만 광학식 뷰파인더를 사용해 색다른 촬영 재미를 더한다. 가슴 높이가 아닌 눈 높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뷰파인더는 렌즈 줌과 연동돼 보이는 그대로 찍을 수 있다. 단 망원 촬영이 아닌 경우 뷰파인더에 렌즈 일부분이 겹친다.

X10의 장점은 렌즈다. 무엇보다 렌즈에 신경을 얼마나 썼는지 촬영물을 통해 알 수 있다. 우선 X10은 최대밝기 F2.0을 지원한다. 최대 4배줌으로 당겼을 때도 최대 밝기 F2.8을 지원한다.

9군11매 렌즈 전 구성이 유리로 제작돼 다른 카메라보다 밝은 편이다. 콤팩트카메라의 경우 플라스틱 재질의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조리개값이 높기 때문에 아웃포커싱 효과도 뛰어나다. 다이얼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는 별도의 아웃포커스 효과를 사용하면 뒷배경을 보다 쉽게 흐릴 수 있다.

렌즈 밝기값이 뛰어난 콤팩트 카메라도 많지만 X10은 상대적으로 노이즈가 적은 편이다. 특히 ISO 감도를 올려도 화질 손상이 적다. 이 때문에 내장 플래시가 따로 있지만 실내 촬영의 경우 거의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밝은 렌즈와 적절한 ISO 감도 조절로 광량이 적은 곳에서도 충분히 손쉽게 촬영이 가능하다.

X10 렌즈의 또 다른 재미는 전원을 켜는 방식이다. 이 카메라에는 셔터 버튼 옆에 있기 마련인 전원 버튼이 없다. 바로 렌즈의 줌 링을 돌려서 카메라 전원을 켜는 ‘스냅 스타트업’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후지필름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카메라이기 때문에 분명 성능은 수준급이다. 다만 국내 시장서 쉽게 이해하기 쉬운 가격은 아니다. 하이엔드급 카메라라 불리는 제품들이 50만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비싸다는 점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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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와 비교해 값어치한다는 점은 알 수 있다. 하지만 X10 경쟁 상대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F2.0의 밝기를 고려하면 팬케잌 렌즈에 대응할 수 있고 4배줌 렌즈를 통해 기본 망원렌즈도 대신할 수도 있다.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를 쓰면서 렌즈를 하나만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X10이 보다 매력적인 제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