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과 프레임을 없애 본체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인 미러리스 카메라의 미덕은 단연 휴대성이다. 그럼에도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처럼 렌즈를 교환할 수 있어 다양한 사진 촬영 환경을 제공한다. 이미지 센서 크기도 줄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뿐 아니라 핸드백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이유로 여성 카메라 사용자 증가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망원 줌을 사용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본체는 작지만 결국 일정 화각을 넘어서는 망원 줌 렌즈를 끼우면 휴대성은 줄어들고 만다. 200그램 초반 대에 도달한 카메라 본체와 달리 렌즈는 결국 길고 무거운 렌즈를 장착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 중 대다수가 50mm 정도까지 지원하는 표준 줌 렌즈 하나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NX200에 18-55mm렌즈를, 니콘은 J1에 10-30mm, 소니는 넥스-5N에 18-55mm 기본킷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일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구성이기도 하다.
미러리스 카메라 등장과 함께 많은 인기를 끈 팬케익 렌즈가 있다. 이는 기본킷 구성 사용자가 통상 그 다음으로 찾게 되는 렌즈다. 렌즈 두께가 얇기 때문에 카메라에 장착한 상태로도 주머니에 넣을 수도 있고 그 모양도 콤팩트한 크기의 카메라와 잘 어울린다.
이러한 가운데 파나소닉이 단렌즈 수준 두께의 줌렌즈를 내놓았다. 지난 가을 출시 발표된 루믹스G X줌 렌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X줌 렌즈는 국내에 첫선을 보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핵심 구동 부품 생산 공장이 태국 홍수 피해를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에 국내 출시된 X줌 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전동 줌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X줌 렌즈는 줌 배율을 조절할 경우 손으로 줌링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줌레버 버튼을 사용한다.
X줌 렌즈는 14-42mm와 45-175mm 등 2종이 있다. 14-42mm X줌 렌즈는 조리개 값이 F3.5~5.6, 45-175mm 렌즈는 F4.0~5.6을 지원한다. 다소 어두운 값의 조리개 수치지만,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술인 파워OIS를 탑재해 실내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국내엔 14-42mm 렌즈만 루믹스 GF3와 기본킷으로 판매 중이다. 이 렌즈는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가장 슬림한 GF3와 디자인 면에서 잘 어울리는 편이다. 이 렌즈를 장착했을 때 14mm 단렌즈를 사용할 때와 전체 카메라 크기 차이가 거의 없다.
이는 14-42mm X줌 렌즈 최소 두께가 약 27m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파나소닉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 14mm 단렌즈는 약 21mm다. 즉 X줌 렌즈를 사용하면 약 6mm 두께 차이로 단렌즈가 아닌 줌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초점 거리의 렌즈와 비교하면 X줌 렌즈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 수 있다. 파나소닉 14-42 일반 줌렌즈 길이는 약 60mm. X줌 렌즈와 일반 줌 렌즈의 길이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루믹스 GF3와 14-42 X줌 렌즈 구성 킷 가격은 84만9천원이다. 반면 14-42 일반 줌 렌즈 킷 가격은 72만9천원.
현재 국내에선 렌즈 단품 판매는 안되기 때문에 킷 구성 가격을 통해 값을 비교할 수 있다. X줌 렌즈는 같은 화각이지만 12만원이나 차이나는 고가 렌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휴대성과 전체 디자인을 고려한다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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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줌 링을 손으로 돌리는 것보다 줌 레버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는 점은 X줌 렌즈가 일본 현지에서 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처음으로 내놓은 파나소닉이 3D 전용 렌즈에 이어 전동 줌 렌즈도 최초로 선보였다. 무엇보다 X줌 렌즈는 소비자들이 미러리스 카메라를 왜 사용하는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단면을 X렌즈를 통해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