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경향신문이 1일자 신문 1면 하단에 백지 광고를 실었다. 백지 광고 귀퉁이에는 “우리는 조중동 방송의 특혜에 반대하며 조중동 방송의 광고 직접영업으로 위기를 맞은 저널리즘을 지키기 위해 광고를 싣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날 주요 일간지들도 일제히 종편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정부의 특혜를 등에 업은 종편채널들이 광고 시장을 교란시키고 여론 독과점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대부분이다. 편성과 졸속 개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한 쪽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들인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매일경제 4개사는 1일 개국에 맞춰 지면의 상당 부분을 종편에 할애했다. 이들은 개국을 며칠 앞두고 정해진 채널번호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국 특집 프로그램 소개에도 여념이 없다. 한 종편채널은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를 통해 채널을 홍보하기도 했다.
1일 자정 MBN을 시작으로 오후 4시에는 TV조선·JTBC·채널A 등 3개 종합편성 채널이 일제히 정식방송 송출을 시작했다. 이들 4개사는 이날 저녁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성대한 합동 개국 축하쇼를 열고 개국을 알린다.
같은 시각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개국 행사가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날을 ‘언론장악 심판의 날’로 선포하고 ‘종편 특혜 저지 및 미디어렙법 입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토록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지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거대 신문사가 보도기능을 포함한 방송채널을 개국하면서 여론 다양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법도 입법이 지연되는 사이 직접 영업에 나선 종편이 기존 신문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광고시장을 교란시키고 중소 매체를 고사 위기로 몰아갈 것이란 불안감도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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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채널들이 선정과정부터 의무전송채널 지정, 황금채널 배정 압박 등 갖가지 특혜 의혹에 시달렸던 것도 문제다.
우여곡절 끝에 4개 종편사가 방송을 시작했지만 당분간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