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상대는 지상파”...채널A, 자신감 이유는

[종편 개국 특집④]동아일보 채널A

일반입력 :2011/11/28 10:23    수정: 2011/11/28 10:45

정현정 기자

“12월1일 개국 확실히 한다. 그날부터 전국적으로 정규편성이 시작된다.”

24일 개국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이영돈 채널A 제작본부장이 밝힌 내용이다. ‘채널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자금난에 시달린다’, ‘개국 준비가 가장 안 됐다’ 등 숱한 소문에 시달렸던 을 일축시키려는 듯 시종일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영돈 본부장은 “중앙은 예능이 강점이고 조선은 보도가 강점인데 채널A는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렇다면 지상파의 강점은 뭐냐고 묻고 싶다”면서 “종합편성채널은 모든 장르를 골고루 담아 종합편성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채널A는 감동과 재미를 기본 철학으로 철저하게 지상파에 대응한 편성 전략을 세웠다. 기존 지상파 편성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편성도 시도됐다.

■스타PD 없어도...“채널A는 스파르타”

‘종편행’ 기사로 방송가가 떠들썩 했을 때도 채널A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았다. 크게 알려진 인물은 본부장과 국장급으로 채널A에 합류한 이영돈 PD와 정세호 PD, 이상훈 PD 정도다.

‘소비자 고발’로 유명한 이영돈 전 KBS PD는 지난 5월 채널A 제작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지난 9월에는 MBC 드라마 ‘M’. ‘청춘의 덫’ 등을 연출하고 드라마 제작사 제이에스픽처스 대표와 초록뱀미디어의 제작고문을 거친 정세호 PD가 드라마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예능국장으로 합류한 이상훈 전 SBS PD는 “중앙 종편 같은 경우는 돈으로 스타PD들을 데려왔지만 채널A는 그렇지 않아도 캐스팅뿐만 아니라 모든 내용 면에서 중앙에 견줘 앞서간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돈 본부장은 채널A를 스파르타에 비유했다. 2천명에서 3천500명에 달하는 직원수를 거느린 지상파에 비해 300여명의 직원들로 지상파급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스파르타 300명 군사들은 싸우다 전사하지만 페르시아군이 절대 우습게 보지는 않는다”면서 “목숨을 건다는 구호처럼 채널A 스탭들 전체가 열심히해서 지상파와 경쟁해서 우뚝 서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상대는 지상파”...편성 살펴보니

채널A는 자신들의 경쟁상대가 케이블이 아닌 지상파라고 강조했다. 이영돈 본부장은 “감동과 재미를 주제로 철저하게 지상파에 대응한 편성을 준비했다”면서 “제작비를 1천억원이나 들여서 케이블을 상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지상파 편성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편성이 대거 시도됐다. 오전에는 연예인 토크쇼를, 저녁에는 농촌과 VJ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주말에도 연예인 일색인 프로그램 편성을 탈피했다는 설명이다.

뉴스 시작 시간은 밤 8시30분으로 잡았다. 정시뉴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청자의 뉴스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시도라는라고 속했다. 아침 뉴스도 지상파보다 30분 빠른 오전 5시30분에 시작한다. 편성 비중은 보도가 25%, 드라마 10%, 예능 35%, 교양 30% 수준으로 다른 종편채널에 비해 보도나 드라마의 비중이 낮고 예능과 교양의 비중이 높다.

박희설 채널A 편성본부장은 “재미와 감동을 기본으로 교양, 드라마, 예능, 보도가 골고루 안배되는 편성을 했다”면서 “선정적인 막장 드라마나 막말이 판치는 프로그램 대신 품격이 있으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픈스튜디오도 ‘지상파에는 없는’ 시도다. 채널A는 동아미디어센터 1층 로비에 외벽이 유리로 되 ‘오픈스튜디오’를 만들어 제작 장면을 시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랜드마크로 활용할 예정이다. 오픈스튜디오는 28일 오픈한다. 편성이나 제작에도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열린방송’을 표방했다.

■‘훈훈한’ 예능과 교양 많아

채널A는 보도나 드라마 보다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 편성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예능 프로그램 역시 교양 프로그램과 구분이 쉽지 않을 만큼 훈훈함과 인간미를 강조한 프로그램이 많다.

생방송 ‘지금 해결해 드립니다’는 21세기 신문고를 콘셉트로 이영돈 제작본부장이 직접 진행에 참여한다. 서울 청계광장에 실제로 설치한 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고 민원 책임자에게 전화해 즉각 민원을 처리할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 밤 방송되는 ‘개그시대’는 최양락, 남희석, 심현섭 등이 출연해 주어진 주제에 콩트, 성대모사, 노래 등을 선보이는 ‘버라이어티 개그쇼’를 표방했다. 개그맨 최양락은 “과거 유머시대 같은 코미디를 즐겨봤던 분들이라면 좋아하실 것”이라며 “KBS 개그콘서트 못지 않은 재밌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케이팝(K-POP)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도 대거 선보인다. 토요일밤 생방송되는 글로벌 뮤직차트쇼 ‘케이팝콘(K-POPCORN)’은 세계 속 K-POP의 현재를 보여주는 다양한 코너로 운영된다. 손태영과 류상욱이 진행을 맡아 매일 저녁 생방송 되는 ‘연예 인사이드’는 연예 뉴스 욍 K-POP 가수와 한류 열풍의 주역들을 밀착 취재해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이 밖에 ‘김수미의 쑈킹’은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사강이 출연하는 글로벌 한식토크쇼다. 이미 조인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첫 촬영을 마쳤다. ‘불멸의 국가대표’는 씨름 이만기, 야구 양준혁, 마라톤 이봉주, 레슬링 심권호, 농구 우지원, 배구 김세진, 쇼트트랙 김동성 등 시대를 주름잡은 7명의 국가대표들이 현직 국가대표와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드라마 기대작은?

“드라마는 100% 계획대로 진행된다. 내년 12월 말까지 편성계획 짜여져 있다.”

정세호 드라마센터장은 “아직 발표할 수는 없지만 내년 12월까지 라인업이 완벽하게 짜여져 있다”면서 “시의성 있는 작품과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둔 작품 등 종편에 맞는 드라마를 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는 내년 초 방송 예정인 드라마 ‘박정희’다. 채널A는 독재자와 영웅이라는 박정희의 두 모습을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하나인 박근혜 전 대표의 부친을 다룬다는 점에서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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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호 센터장은 “내년 2월 예정대로 박정희 드라마를 방영한다”면서 “현재 두 명의 작가가 대본을 쓰고 있으며 캐스팅을 진행 중으로 정치색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20~30대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트렌디 드라마 월화미니시리즈 ‘컬러 오브 우먼’, 수목미니시리즈 ‘총각네 야채가게’, 최불암, 유호정, 김새론 등이 출연하는 가족드라마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 등이 눈에 띈다. K-POP과 서바이벌을 접목시킨 ‘K-POP 서바이벌’(가제)이라는 드라마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