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신문’ 저력 보여줄까...TV조선

[종편 개국 특집③]TV조선

일반입력 :2011/11/24 10:51    수정: 2011/11/24 11:09

정현정 기자

조선일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은 4개 종편사 중 가장 정체성이 확실한 방송을 지향한다. 편성에 있어서도 예능이나 드라마 대신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에 힘을 집중했다. ‘1등 신문’ 조선일보의 저력을 방송에서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콘텐츠 성격도 ‘막장코드’와 확실히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의 고정 독자층인 중장년층 남성 시청자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보루’를 목표로 밝혀 보수적인 색채를 방송에서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TBC를 운영한 중앙일보, 라디오 방송 동아방송(DBS)을 운영했던 동아일보, 보도채널 운영경험이 있는 매일경제와 달리 조선일보는 방송 사업 경험이 없다. 때문에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신문과 방송의 ‘크로스 미디어’로 진화시킨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접근한다는 업계 안팎의 평이다.

■방송 전문 인력 확보 ‘완료’

방송부문 대표를 맡은 오지철 사장은 TV조선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등을 거친 오지철 사장은 미디어 업계의 관련 정책과 현장을 모두 경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지철 대표는 매체설명회에서 “TV조선이라는 씨앗을 영양좋고 실한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릴 나무로 만들겠다”거나 “가을전어와 같은 맛있는 방송을 만들어서 TV보기 싫다고 달아난 시청자들이 다 돌아오게 하겠습니다” 등의 표현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추적60분’, ‘일요스페셜’ 등을 제작하고 KBS 보도국 뉴스기획부장 등을 거친 장윤택 전 KBS 편성본부장을 전무로, KBS 드라마 국장과 삼화네트웍스 사장 등을 역임한 김현준 전 KBS 드라마제작국장을 콘텐츠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보도본부 역시 방송을 아는 방송기자들이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하에 90% 이상을 방송 경험이 있는 인력으로 채웠다. 조선일보 강효상, KBS 김구철, MBC 김동욱, SBS 최희준, 전주방송 정한, YTN 이재홍, 장민수, 김명우, MBN 정박문, 조선일보 김홍진, 이진동, 윤정호, 박종인 등 지상파와 보도채널에서 영입한 기자들이 활동한다.

■‘1등 신문’ 자존심 지킬까

TV조선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보도프로그램이다. 조선일보의 경쟁력을 살려 하루 총 6번의 뉴스를 내보내고 저녁뉴스에서는 내일자 지면의 특종과 기획기사를 미리 공개하고 신문의 특화 섹션을 방송 영상으로 만드는 등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파워블로거 유용원 군사전문기자가 군사와 무기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주말에는 여성 종군기자로 이름을 알린 강인선 기자가 ‘글로벌 인사이트’로 국제 뉴스를 정리할 예정이다. 또, 주1회 토로을 편성하는 지상파와 달리 매일 시사토크쇼를 편성할 계획이다.

주말에는 오페라 평론가로 잘 알려진 정신과 의사 박종호 박사, 박경재 변호가사 토크쇼를 진행한다. 기상전문가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이 TV조선 기상전문위원으로 합류해 신개념 날씨 뉴스를 전달할 계획이다. 조선일보의 색채를 이어가는 기획물 ‘안티포퓰리즘-공짜의 역습, 지중해를 가다’와 ‘기업가 열전-대한인국 정주영’ 등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드라마 ‘출격’

드라마 부문에서는 제작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블록버스터 ‘한반도’와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등 두 편을 전면에 내세웠다.

배우 황정민과 김정은이 주연하는 창사특집 블록버스터 드라마 ‘한반도’는 가상 통일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열강들의 암투와 이념을 초월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불멸의 이순신’의 윤선주 작가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감독이 손을 잡았다.

김해숙 주연의 창사특집 주말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는 경남 남해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던 50대 아줌마 고봉실이 남편과 사별한 후 파산위기에 처한 가족들과 서울 이태원으로 상경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앞집여자’, ‘두 번째 프로포즈’로 아줌마 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킨 박은령 작가와 ‘태왕사신기’, ‘탐나는도다’의 윤상호 감독이 연출한다.

이 밖에 김수현 작가가 극본을 맡은 개국특집 3부작 정통가족드라마 ‘아버지가 미안하다(가제)’, 재벌딸의 서민가정 적응기를 그린 일일연속극 ‘내사랑 웬수’, 카레이싱을 소재로 한 드라마 ‘스피드’, 조선시대 야경꾼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활극 미니시리즈 ‘야경꾼일지’, 한중일 합작드라마 ‘스트레인저6’ 등도 준비 중이다.

■‘건강한 예능·사람 냄새 나는 교양’...기대작은?

교양과 예능 부문에서는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오락 프로그램 지양하는 대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편성표를 채울 예정이다.

영화음악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이병우와 배우 겸 영화감독 구혜선이 함께한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리랑 판타지’는 한국의 전통 민요 아리랑을 미국, 헝가리, 페루, 팔레스타인 등 나라의 고유의 음색과 느낌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조명하고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단원을 모집해 가상합창단을 만들 예정이다.

시사 풍자 코미디쇼 ‘10PM’은 개그맨 겸 배우 임하룡이 11년 만에 정통 코미디 무대 복귀작이다. ‘시사 몰래 카메라’, ‘토크 버라이어티’, ‘국무회의’ 등 10여 가지의 코너로 한 주간 일어난 사회적 이슈와 화제들을 꽁트로 만든다. 임하룡 외에 심현섭, 김늘메, 한민관, 올밴의 우승민 등 30여명의 개그맨이 출연한다.

‘P.S. I ♥ You 박정현’은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국민요정’의 별명을 얻은 가수 박정현이 단독 MC로 나서 가수들의 무대와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줄 음악 토크쇼다. 이 밖에 배우 김희선이 명사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셀러브리티 토크쇼 ‘여배우들’과 영화배우 공형진이 단독 MC를 맡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연예 in TV’도 준비 중이다.

[글 싣는 순서]

①‘TV 전쟁’ 서막...종편, 미디어 생태계 藥? 毒?

②“예능 왕국 재건”...JTBC 출사표

③‘1등 신문’ 저력 보여줄까...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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