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의 승리냐, 유력 신문 파워냐’
4개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했다. 특히 케이블,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에 보도기능을 가진 5개 채널이 일시에 등장하면서 ‘뉴스 전쟁’도 가시화 됐다.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 등 종편4사는 지면 매체가 가진 강력한 영향력을 개국 초기, 보도 프로그램에 집중할 터라 기존 지상파 뉴스와 불꽃 튀는 경쟁이 전망된다.
이들은 기존 지상파 뉴스의 틀을 깬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종편4사가 시청자들이 익숙해진 지상파 뉴스의 틈새를 파고들어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종편, 지상파 틈새 ‘정조준’
종편4사는 하나 같이 지상파와 차별화 전략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1분30초 짜리 단편적인 뉴스 틀을 깨고 심층보도 형식을 도입했다. 편성도 천차만별이다. 뉴스 시간대를 오후 8시~10시(MBN-8시, 채널A-8시반, TV조선-9시, JTBC-10시)에 배치했다. 지상파 메인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고정틀을 깨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보도프로그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TV조선은 하루 총 6번의 뉴스를 내보내고 매일 밤 9시 메인뉴스를 편성해 지상파에 도전장을 냈다. 저녁 9시 뉴스 이름은 부조리를 향한 칼날, 현장을 지키는 살아 있는 뉴스, 하루(日)를 담아내는 종합뉴스라는 의미를 담아 순수 한글인 ‘날’로 정했다.
중앙일보 JTBC는 파격적으로 평일 드라마를 9시대에 편성하고 10시에 메인 뉴스인 ‘JTBC 뉴스 10’을 방송한다. 지상파가 10시에 드라마를 방영하고 8시나 9시에 뉴스를 방송하던 관행을 벗어난 행보다. 그 이유는 뉴스의 심층화다.
동아일보 채널A의 ‘채널A 뉴스 830’은 오후 8시30분에 시작한다. 뉴스는 정시에 시작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청자의 뉴스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막강한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는 지상파의 일일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대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침 뉴스는 지상파보다 30분 빠른 오전 5시30분에 시작한다.
MBN은 지난 17년 동안 보도채널을 운영하며 쌓아온 역량을 종편에서 발휘하겠다고 벼른다. 속보성은 유지하면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강화,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메인뉴스 ‘뉴스8’은 오후 8시, 아침 뉴스는 지상파보다 한 시간 빠른 오전 5시에 시작한다.
■종편 4色, 메인뉴스 얼굴 살펴보니
개국을 앞두고 각 종편사 저녁 메인뉴스 앵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미스코리아 출신 신참 아나운서부터 각 방송사 베테랑 기자들이 곳곳에 포진됐다.
TV조선은 MBC 출신 이하정㉜ 아나운서를 메인 자리에 앉혔다. 이하정 앵커는 2005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섹션TV 연예통신’과 ‘뽀뽀뽀’ 등을 진행했다. 김진우㊺ 앵커는 1994년 YTN에 입사한 공채 2기 기자 출신으로 지난 9월 TV조선에 입사했다.
JTBC는 미스코리아 출신 신참 차예린㉖ 아나운서를 메인뉴스의 앵커자리에 앉히는 과감한 결단을 했다. 함께 진행을 맡는 전용우㊷ 앵커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특별 생중계 전담 앵커, 중국 민항기 김해 추락사고 4시간 반 생방송 공동앵커, PSB 부산방송 메인뉴스 앵커 경력까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채널A는 SBS 출신 박상규㊼ 보도본부 부본부장과 한정연㉞ 보도본부 경제부 기자가 채널A 메인뉴스 ‘뉴스830’의 메인 앵커로 발탁했다. 박상규 부본부장은 연합뉴스와 SBS에서 활동한 베테랑 기자로 SBS ‘8뉴스’, ‘생방송 모닝와이드’ 메인앵커 등을 맡았다. 한정연 기자는 한국경제TV 기자 출신으로 ‘주말증시전망’, ‘출발증시특급’, 대담프로그램 ‘TV로드쇼’ 등을 진행했다.
MBN 종합뉴스를 진행하는 이동원㊽ 부국장은 1990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해 1998년 보도채널 MBN으로 자리를 옮겨 종합뉴스 진행 경험이 있다. 여성 진행자로는 지난해 공채 6기로 입사한 이혜경㉕ 아나운서를 메인 앵커로 선발했다.
■‘신방 겸영’ 경쟁력 살린다
종편채널들은 저마다 신문에서의 경쟁력을 살려 보도국과 편집국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뉴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TV조선은 저녁뉴스에서 내일자 지면의 특종과 기획기사를 미리 공개하고 신문의 특화 섹션을 방송 영상으로 만드는 등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아침 뉴스에서는 조선일보의 특종 기사를 쓴 기자가 직접 출연해 취재 뒷얘기를 전해주는 코너도 준비 중이다.
JTBC는 특정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하는 5분 안팎의 ‘블록형 뉴스’를 비롯해 중앙일보 탐사기획팀과 협업한 주간 탐사보도 프로그램과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채널A 저녁종합 뉴스에는 다음 날 배달될 동아일보의 주요 기사들을 요약해주는 ‘미리 보는 동아일보’ 코너를 마련해 다음 날 한국 사회의 이슈가 될 동아일보의 기사를 실제 지면처럼 편집한 화면으로 간추려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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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사들도 뉴스의 틀을 깨려는 여러 시도를 해왔다. 후발주자인 SBS는 9시 뉴스가 통념이던 시절에 8시 뉴스를 시작했고 MBC도 지난해 11월부터 주말뉴스를 8시대로 옮겨 방송하고 있다. 뉴스 형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메인뉴스에서 1분30초 리포팅의 틀을 깨기는 어려었던 게 사실이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저녁 뉴스는 시청 패턴이 쉽게 변하지 않고 직전 방송되는 일일드라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종편 뉴스가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종편 채널들이 신문 경쟁력을 살려 얼마나 깊이 있고 참신한 뉴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