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안 돼?”
애플이 삼성전자 모바일 메신저 ‘챗온’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할 태세다. 애플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는 난감한 표정이다.
앱스토어 등록 실패는 아이폰으로 ‘챗온’을 못 쓴다는 뜻이다. 막대한 아이폰 이용자 수를 감안하면 ‘챗온’이 반쪽 메신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용 ‘챗온’을 지난달 앱스토어에 올리려 했으나 실패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언제 ‘챗온’ 다운로드가 가능할지 기약이 없다.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 됐다. 지난달 자체 모바일 메신저 ‘아이메시지’를 내놓은 애플이 경쟁 서비스를 도와줄리 없었다는 설명. 앱스토어라는 대형 마켓을 가진 애플이 ‘갑’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09년 구글이 자체 개발한 음성통화 애플리케이션 ‘구글 보이스’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 스마트폰 라이벌로 등장한 구글에 대한 견제구였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전 세계 법정을 무대로 애플과 특허 공방이 치열한 숙적. 애플 입장으로 보면 삼성전자를 도울 이유가 없다. ‘챗온’ 공개 전부터 삼성전자가 우려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8월 이강민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담당 전무는 ‘챗온’을 처음 공개하며 “챗온의 앱스토어 등록 문제는 운영사(애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도 “소송과는 별개로 애플과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챗온 보급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앱스토어 등록 거부 규정 중 일부에라도 ‘챗온’이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의 별도 입장도 없다.
어쨌든 삼성전자 모바일 메신저 사업은 시작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아이폰 유저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면 해당 메신저는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카카오톡’이 최대한 많은 OS와 연동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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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와 자체 OS ‘바다’를 탑재한 휴대폰으로 ‘챗온’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웨이브3’를 비롯한 주요 전략 신제품 대부분에도 ‘챗온’을 탑재한다.
‘챗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부터 기획한 야심작. 62개 언어를 지원하며 손글씨와 애니메이션 효과, 그룹채팅 등 기존 모바일 메신저에 없던 기능들로 중무장했다. 애플로 인한 계획 차질이 삼성전자에게 더 아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