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 "정부의 보급 확대 대책 의문”

일반입력 :2011/11/25 07:50

손경호 기자

정부가 지난달 말 태양광 에너지의 의무공급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으나 태양광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유럽 각국 정부가 수요를 줄이는 상황에서 국내 수요마저 뒷받침해주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이행점검 결과 및 향후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량 중 태양광 발전은 200메가와트(MW)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정부는 당초 2016년까지 1.2기가와트(GW)의 태양광 발전 의무 사용 목표를 제시했으나 내년 목표치를 220MW와트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그동안 80% 이상의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먹고 살았는데 시장을 살리려면 20%~30%라도 국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수요진작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태양광 패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kg)당 30달러 수준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 만큼 지금 오히려 이 보급계획을 더욱 높여나가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태양광 발전 의무 사용량을 20MW 가량 추가한다고 해서 태양광 발전 보급과 관련 업계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은 만큼 더욱더 높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모 태양광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내년에 당장 1.2GW로 늘려준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정책으로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부분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태양광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어렵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1년~2년만 정부에서 제대로 도와준다면 안정적인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2004년부터 우리나라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을 다 합쳐봐야 중국의 큰 업체보다 못하다”며 “독일 등에 태양전지모듈부터 발전소 설치까지 일괄수주계약(턴키)을 맺는 업체들이 나오는 것을 봤을 때 국내 기술 수준도 그만큼 올라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90% 수준의 기술력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태양광 업계에서는 (20MW 증가를 두고) 미미하다고 말하지만 태양광 발전을 의무로 설치해야 하는 발전사업자들 입장에서 당초 사업계획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년 의무할당 목표에 대해 모 발전사업자 관계자는 기존보다 20MW가 늘어난다면 발전사업자 당 2MW~3MW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며 ”MW당 약 2억원~3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그렇게 까지 큰 부담이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4년을 신재생에너지 원년으로 설정하고 7년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 업계에서는 여전히 피부에 와 닿을 만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태양광 업계의 생산능력은 1.9GW로 전년대비 70%가 늘었으나 평균가동률의 경우 현대중공업(50%)을 제외한 신성솔라에너지·KPE 등 주요 기업들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