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태양광 불황 도미노...국내업계도 존폐기로

일반입력 :2011/11/03 08:10    수정: 2011/11/03 09:52

송주영 기자

'총체적 난국. 벼랑 끝. 존폐 기로의 위기.'

전 세계적인 태양광 불황 터널 속에서 국내 솔라셀산업도 예외는 없었다.

전세계 최대 태양광 수요처였던 유럽발 경제위기가 최대 수요처였던 유럽 각국 정부의 재정악화로 이어지면서 불황 여파가 우리나라 태양광업체까지 덮쳤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 솔루셀 공세는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요국가의 정부 지원이 필수인 태양광산업은 이처럼 수요국가의 정부 재정 악화에 시달린데다 저가 중국산 제품에 가격경쟁력까지 밀리면서 불황의 쓰나미를 맞고 잇다.

실제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태양광 업체 가동률이 20%대까지 떨어지는 극한적 상황을 맞고 있다. 이미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중견기업 미리넷솔라 무너져

대표적 솔라셀 중견기업으로서 태양광 사업을 차곡차곡 키워왔던 미리넷솔라가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6년 동안의 사업을 접을 처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흑자전환하며 그동안의 적자를 털고 태양광 사업 본궤도에 접어드는 듯 했다.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라는 말이 나왔지만 투자를 늘리자 경기불황이 밀려왔다. 이 회사는 올해 초만 해도 3기 생산라인 100MW 증설을 마무리 지으며 태양전지 생산 용량을 200MW로 늘리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연내 400MW급으로 생산 용량을 늘릴 목표였다. 매출도 지난해 1천470억원에서 배 이상 상승한 3천500억원이 목표였다.

오는 2013년까지 공격적인 증설을 계획하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렸던 미리넷솔라는 결국 이번달 지분 매각 노력, 기업 회생 등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불황은 태양광 대기업까지 덮쳤다. LG전자까지도 포함됐다. 시장조사업체 솔라앤에너지는 국내 11개 태양광 셀 제조사 중 4개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LG전자, 제스솔라, STX솔라, 미리넷솔라 등이다. 대기업인 LG, STX까지 견디지 못할 불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7억달러 규모로 미국에 세계 최대 태양광 시설을 투자하겠다던 계획을 포기했다.

■가동률은 전년비 4분의 1 불과

가동률도 떨어졌다. 솔라앤에너지는 지난달 국내 태양광 업계 전체 가동률 평균이 23%에 불과하다는 조사 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장비 5대 중 1~2대만 운영되는 꼴이다.

유일하게 현대중공업만이 지난달 50%대 가동률을 유지했고 신성솔라에너지, KPE 등은 30% 수준으로 가동3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올해 7월 삼성전자에서 태양광사업을 이관받은 삼성SDI도 기흥에 마련된 150MW 규모 생산라인을 거의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풀가동을 유지했던 가동률이 1년여만에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솔라앤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는 시장이 활황세여서 3분기까지 풀가동을 유지하며 물량이 부족해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투자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가동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 중국의 경우도 대형사 10여개를 제외하고는 가동률이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어려움 속에 수익성이 줄어들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 노력도 나타났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 1일 신성이엔씨와의 합병절차를 완료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전지, 모듈사 간 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 확대와 함께 단일 회사 내 제조라인을 계열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설치 시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부품회사에서 완제품 회사로 변신했다.

공략 시장도 넓혔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까지 영역을 넓혀 지난해 20% 수준의 국내매출 비중이 올해는 40%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국내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겠다는 의미다. 가장 큰 시장으로 호황을 누렸던 유렵 시장이 경기 여파로 투자가 어려워 회복 시기마저 불확실한 가운데 나온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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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내수 태양광 시장을 확대하는 등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관련업계는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가 사활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 에서 미래의 그린에너지원인 태양광 산업의 중요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