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은 우리(구글)가 성공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은 스마트폰의 리더이기도 하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방한 첫 날 살인적인 스케줄의 이유로 ‘한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을 꼽았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IT 시장에서 중요한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구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슈미트 회장은 7일 하루 동안에만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만났다. 저녁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박종석 LG전자 부사장과도 만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날인 8일에도 다양한 파트너사와 접촉한다. 그는 “모든 파트너사를 만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이 한국에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위상이 과거와는 몰라보게 달라져 슈미트 회장 방한 일정이 매우 바쁘다”며 “국내 주요 IT 업체들이 구글을 핵심 파트너로 여긴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방통위와 “한국 SW 해외진출 지원”
슈미트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코리아 고 글로벌(Korea Go Global)’이라는 국산 소프트웨어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돕는 지원안을 논의했다.
슈미트 회장은 “정부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진행될 ‘코리아 고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만든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들과 뛰어난 한류 콘텐츠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올 것”이라며 “구글은 국내 인터넷 산업계 구성원 모두와 동반 성장하고 국내 인터넷 생태계도 함께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시중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IT 업계 경쟁 상황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최 위원장은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슈미트 회장과 빌 게이츠가 55년생 동갑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텐데, 경쟁을 지속키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슈미트 회장은 “앞으로의 경쟁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 OS는 한국의 모든 곳에서 쓰이고 있으며 우리는 안드로이드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보다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통신 업계와 모바일 금융 논의
이동통신3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2년 만에 2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세계서 가장 빠른 성장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같은 수요는 구글이 내세운 전자지갑 서비스 월렛(Wallet)과 콘텐츠 유통 사업의 텃밭으로 떠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슈미트 회장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잇달아 만나며 이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3사 CEO들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개발에 구글이 협력해주길 모두 요청했고, 슈미트 회장도 좋은 생각이라며 답했다. 구체적 기술 논의는 실무진들이 만나야겠지만 모바일 결제 생태계 활성화 모색이라는 큰 틀은 함께 만들기로 합의했다.
하성민 사장의 경우 구글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자급 직통 채널을 만들자고 제안했으며, 슈미트 회장은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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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사장은 “SK텔레콤과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플랫폼 등 포괄적인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상위 레벨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제안한 이유”라고 말했다.
슈미츠 회장은 이후 저녁 시간대에 삼성전자로 이동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는 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 개방성과 혁신’에 대해 주제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