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애플 앱스토어 국내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자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 꾸준히 게임을 출시해온 컴투스, 게임빌, 넥슨모바일 등 주요 모바일게임업체는 물론 이미 시장 진출을 선언한 한게임,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 온라인게임사들도 반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면서 스마트폰 비즈니스에 뛰어든 사업자들이 보다 공격적으로 국내 모바일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이들 업체들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함으로써 매출은 물론 주가 상승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컴투스와 게임빌은 4% 내외로 주가가 뛰었다.
게임 카테고리 개방은 아이폰이 국내 도입된지 2년여 만의 일로,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간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는 게임물 사전심의제라는 국내 규제법에 반대해 게임 카테고리를 열지 않았다. 국내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그림의 떡’으로 바라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졌다.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 우회적으로 게임을 등록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제법 규모 있는 업체들은 애플의 제재를 받았다. 애초에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한 만큼 콘텐츠 교란을 막은 것이었다.
때문에 국내 업체들 대부분이 한국을 배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국내 이용자들은 비싼 돈을 들여 스마트 기기를 구입했지만 정작 질좋은 국산 콘텐츠를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앱스토어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과는 또 달리 T스토어와 같은 로컬마켓과 대체할 수 없으니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더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북미나 홍콩 등의 해외 계정을 만드는 식으로 편법을 취하기도 했다. 따라서 게임 카테고리 개방은 정식 서비스라는데 첫번째 의미가 있다.
특히 앱스토어가 서비스되는 100여개국 중 게임 카테고리가 닫힌 유일한 5개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갈라파고스’라는 오명을 벗게 된다는 상징성이 크다. 앱스토어는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촉발시킨 주인공으로 여전히 많은 개발자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다만 개방은 치열한 경쟁을 불러온다. 한국 게임 카테고리가 열렸다고 해서 국내 업체들에게 우선적으로 특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외산 게임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오히려 국산 게임의 경쟁력을 낮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개방된 게임 카테고리 유·무료 인기항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다수가 해외 유명 게임들. 전세계 5억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킬러 게임 앱 ‘앵그리버드’를 비롯해 특히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두들 점프’, ‘후르츠 닌자’, ‘비쥬얼드’ , ‘플랜츠 vs 좀비’ 등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미 부분유료화 등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시장을 선학습한 국내 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또한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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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전문가는 “전세계 각지의 게임들이 경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터가 열렸고, 국내 업체들이 충성도 높은 국내 마켓에 대한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했다는 변화가 크다”며 “무엇보다 질 높은 콘텐츠를 가려낸다는 점에서 경쟁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지영 컴투스 대표 역시 “국내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개설로 국내 시장이 한층 성장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