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온라인게임이 해외 진출을 시작한 지 10년.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였고 게임 수출 16억 달러 돌파라는 달콤한 성과도 거뒀다. 그럼에도 숙원은 남아있다. 바로 북미 시장 정복이다. 많은 산업 전문가들은 여전히 북미 시장 진입 장벽은 높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글로벌 산업 지형도가 바뀌면서 우리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황금 엘도라도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서 국내 중견 모바일 게임사들이 그야말로 일을 내고 있는 것이다.
18일 현재 미국 애플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에는 국산 대표 모바일게임들이 해당 장르 부문을 석권한 상태다. 광활한 미국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토종 게임들을 살펴본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명중…‘타워디펜스’
먼저 현재 미국 앱스토어 내 ‘어드벤처(Adventure)’ ‘스트레잇티지(Strategy)’ 부문 1위를 달성한 ‘타워디펜스(Tower Defense)’는 컴투스가 지난 5월 선보인 게임이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아군기지를 방어하는 디펜스 장르의 이 게임은 전체 유료 애플리케이션 부문 2위에도 올라와 있다.
해당 게임은 이달 초 영국,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 전체 유료 앱 1위에 오르는가 하면 프랑스, 덴마크, 러시아 등에서도 유료 앱 톱5 내 포함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컴투스 관계자는 “타워디펜스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인 프로듀서와 미국인 프로듀서가 협력했고 독일과 프랑스 현지인을 서울 본사에 채용해 언어 제작에 직접 투입하는 등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인 성과”라고 분석했다.
게임의 가장 큰 특성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떠올리게 할만큼 방대하면서도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다. 스테이지 클리어 형식의 캠페인 모드와 이용자가 직접 맵을 활용해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챌린지 모드는 이러한 스토리라인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이는 출시 전부터 베타 테스트와 프리뷰어 체험단을 통해 호응을 이끌어냈던 부분이다.
해당 게임은 아이폰 버전과 아이패드에서도 구현 가능한 유니버셜 버전으로 나온 상태다. 가격은 각각 2.99달러와 4.99달러다.
■넥슨 브랜드 입증…‘메이플스토리 시그너스 기사단’
롤플레잉(Role Playing) 부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국산 게임은 넥슨모바일의 ‘메이플스토리 시그너스 기사단’이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이 게임은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원작으로 개발됐다.
이미 지난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두고 피처폰용으로 출시한 게임이 130만 건에 달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게임성을 입증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게임은 전사 캐릭터 ‘소울 마스터’와 마법사 ‘플레임 위저드’ 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캐릭터별로 두 가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스킬, 월드맵, 각종 코스튬, 4종류의 미니게임 구성은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했다는 평가다.
또한 모바일 시리즈 최초로 ‘몬스터 라이딩’ 시스템을 구현해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필드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우편함 기능과 이용자가 올린 글이 실시간 등록되는 게시판 형태의 광고판도 해당 게임만의 차별화된 묘미다.
■전작보다 강해져서 돌아왔다…‘제노니아3’
게임빌 ‘제노니아3’는 한국 게임으로는 최초로 애플 미국 앱스토어 게임 실시간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전작을 통해 흥행 시리즈 브랜드 입지를 튼튼히 다진 작품이다.
타격감은 물론 SD풍의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리얼한 그래픽의 조화,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몰입되는 스토리가 게임빌만의 고유 색깔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게임은 4종의 클래스, 클래스마다 22종의 스킬, 조합을 통한 1만2천800여가지의 코스튬, 200여종의 몬스터 등을 자랑한다. 전작보다 캐릭터 크기 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애니로 타격감을 강화했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도 대폭 개선, 메뉴를 이동할 때 보다 역동적인 연출이 가능해졌다.
특히 기존 모바일 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맵 구성 중간계는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경험치 획득의 또다른 방식인 ‘수행의방’, 게임모드에 따라 열리는 ‘맞춤형 던전시스템’, 고급 아이템 보상이 가능한 ‘레전드 몬스터’, 컬렉션 기능을 갖춘 ‘칭호 시스템’으로 전작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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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현재 미국 애플 앱스토어 게임 부문에는 게임빌 ‘베이스볼 슈퍼스타즈’, ‘제노니아’, ‘제노니아2’, 엔터플라이 ‘에어펭귄’과 컴투스 ‘슬라이스잇’, ‘홈런배틀’, ‘9 Innings’, 데브시스터즈 ‘오븐 브레이크’, 블루지앤씨 ‘카툰 워즈 거너’ 등이 장르별 톱 20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비디오게임이 발달한 미국시장에 비해 온라인·모바일게임에서 쌓아온 한국만의 개발 노하우가 앱스토어 시장에서 결실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짧은 시간 내 이용자를 사로잡는 게임 기획력 뿐 아니라 부분유료모델 등 특수한 비즈니스 모델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