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환 대표 "애드라떼로 모바일 광고시대 열 것"

일반입력 :2011/10/18 11:32    수정: 2011/10/18 11:35

김동현

젊음에서 나오는 열정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철부지라는 딱지를 이제 막 떼인 청년들에겐 세상은 족쇄가 아닌 하나의 넘어야 할 파도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그들의 열정이 오기가 됐을 때 세상은 20명 규모의 작은 회사는 웬만한 거대 회사 부럽지 않는 곳이 됐다.

작은 규모의 사무실로 들어갔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인테리어가 거의 되어 있지 않는 단출한 사무실의 모습이 아니라 모니터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 청년이 반갑게 맞이해줬다.

바로 ‘애드라떼’라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선보여 주목을 사고 있는 앱디스코의 정수환 대표였다. 기자의 눈에는 아직 풋풋하기만 한 이 청년은 두 달 만에 5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을 회원으로 확보했고 많은 광고주들 사이에서 신흥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혜성과 같은 신예 등장…하겠다는 오기가 만든 결과

“말 그대로 무조건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하면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시작했거든요. 사무실 낼 돈도 없으면서도 막무가내로 수주를 따낸 후 결과를 냈죠. 그땐 일한다는 자체가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10분이면 라떼 한잔'이라는 컨셉의 애드라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정수환 대표의 시작은 다른 대학생들과 별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당시의 대학생들이 가졌던 고민 분야에 좀 더 남다른 생각을 했다는 점 정도가 그나마 손꼽을 정도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대학생 시절에 청년 창업이나 독도 문제 등 여러 가지 분야를 지원하는 활동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용돈을 모아 하던 시기라 자본을 바탕으로 한 활동보단 그냥 무작정 발로 뛰는 일이 많았죠. 그래도 회원을 1천 명이나 모았을 정도로 성과도 컸습니다”

이 활동은 점점 커져만 갔고 이런 열정에 반한 많은 사람들이 주변으로 모였다. 정 대표가 만든 지금의 성과는 그때 당시의 친구들을 비롯해 인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때 당시에 있었다.

“우연히 인연이 닿아 유명하신 분에게 강연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흔쾌히 수락을 해주신 것까지는 좋았지만 막상 오신 이후에는 작은 규모에 실망을 하신 것 같더군요. 그분은 강연이 끝난 후 저희 단체를 몇 백만 원이면 운영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좋은 취지로 열심히 하는 것을 인정받지 못한 것보다 강연자가 겨우 몇 백만 원도 없어서 이런 푸대접을 하는 것이냐는 반응에 정수환 대표는 섭섭함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기를 만들어준 좋은 기회였지만 당시에는 힘이 없다는 것이 서럽게 느껴졌다고.

“그래서 취업보다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했죠. 부모님 몰래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웹사이트 제작부터 손에 잡히는 것은 전부 했던 것 같아요. 사무실도 없던 적이 많았고 단칸방 같은 사무실에서 동료들하고 끙끙거리면서 일에 매진하기도 했죠.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웃음)”

■무작정 시작한 일, 인맥과 기회로 되돌아왔다

이때 만난 사람들이 바로 카카오톡 이제범 대표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 인물들이었다. 정 대표는 그들과 교류를 하면서 법인을 준비하게 되고 작년 8월 자신과 함께 길을 걸어온 황원준, 유범령, 김수호 이사와 지금의 회사를 창립하게 된다.

“그때 당시 북미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저희 쪽에서 제일 자신 있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제작이었기 때문에 이를 접목 시킨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이 지금의 애드라떼로 연결됐죠”

당시 앱디스코는 SNS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에 있었다. 그러던 중 광고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고 이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것을 구상하게 됐다.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참고를 많이 한 건 오히려 온라인 광고였다고.

“온라인 광고는 페이지를 방문하는 한정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특정 노출을 한다는 기존 광고의 한계를 못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광고주, 대행사, 매체로 연결되는 광고 틀의 구조는 비용적인 부담을 늘리는 역할이 됐죠. 우린 이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됐어요”

정 대표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타깃팅 광고가 가능하고 반대로 소비자들에게는 광고에 대한 보상이 오는 개념을 살렸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기기의 특별한 기능들을 접목 시키면 광고 그 이상의 광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서 통한 애드라떼, 북미와 일본 ‘똑똑’

덕분에 애드라떼는 별 다른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없이도 출시 두 달 만에 5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했다. 놀라운 점은 이미 해외 쪽에서 애드라떼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많은 업체들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일본의 경우는 벌써 성사가 됐고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일본 론칭은 이번 달에 진행됩니다. 덕분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애드테크 컨퍼런스 행사에도 참가하게 됐죠. 일본의 경우 초반에는 퍼블리싱 업체를 통해 접근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지사 개념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이미 미국 쪽 대형 파트너사와 협의도 진행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애드라떼의 가능성을 높게 봐준 곳들이라서 기대 역시 크다고. 그렇지만 애드라떼의 해외 성공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정식 서비스도 들어갔고 본격적으로 이용자분들을 고려한 서비스 지원부터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연계할 예정입니다. 저희는 더 많은 이용자분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죠. 실망 시켜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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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애드라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내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부지런히 걸어가겠다는 것이다. 여유가 생기면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 한 오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부질없는 기자의 걱정도 덩달아 사라졌다.

더 좋은 성과를 낸 후 괜찮은 식당이 많은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 정수환 대표. 눈에서 불꽃을 낼 것처럼 말하던 대표의 모습에서 어느 새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와 있었다. 애드라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들어간 그가 잘돼 맛집이 많은 곳으로 이사 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