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스마트TV 칩셋 철수…ARM 최대 수혜자로

일반입력 :2011/10/17 13:13

손경호 기자

인텔이 스마트TV 셋톱박스용 프로세서 사업에서 철수한다. 이 분야에 수요가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울트라북·스마트폰·태블릿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구글TV는 ARM의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

EE타임즈·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PC매거진 등 주요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인텔이 스마트TV 수요부진에 따라 셋톱박스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전용 아톰 칩셋 개발을 담당하는 디지털 홈 그룹(Digital Home Group, DHG) 사업부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 측은 구글TV와 D-링크의 스마트TV용 셋톱박스인 박시 박스(Boxee Box) 등에 아톰 칩셋(제품명 CE4100)을 공급해왔다. 인텔은 DHG사업부를 접는 대신 관련 인력을 태블릿 사업부에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존 엔지니어 인력들은 게이트웨이나 IPTV용 셋톱박스 사업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 태블릿 사업부의 덕 데이비스 책임은 “태블릿과 TV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화면을 본다는 점에서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전 사업부문을 태블릿 사업부문과 합칠 예정“이라고 외신을 통해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인텔 측이 스마트TV용 칩셋 사업에서 철수하는 이유에 대해 두 가지 분석을 내놨다.

첫째는 인텔이 PC나 서버와 달리 스마트TV용 칩셋은 세트업체마다 요구하는 사항이 제각각인데다가 가격경쟁력이 높아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반면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핵심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삼성·퀄컴·엔비디아·TI 등이 칩셋을 내놓고 있지만 요구사항이 상향평준화 돼 있기 때문에 인텔이 해 볼 만 한 사업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분석으로는 스마트TV의 경우 TV제품의 특성상 길게는 10년 주기로 교체수요가 일어나다보니 날로 발전하는 기술수준에 맞춰 1~2년 주기로 제품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반도체사업에서 봤을 때 인텔 측의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TV 부문에서 인텔이 철수함에 따라 ARM이 수혜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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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인비저니어링(Envisioneering)그룹의 릭 도허티 사장은 “주요 TV제조사인 삼성·LG·소니 등이 인텔의 셋톱박스용 프로세서에 기반해 구글TV를 개발해왔으나 앞으로는 ARM 기반 칩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튜더 브라운 ARM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기술컨퍼런스에서 “구글의 차세대 구글TV에 ARM의 코어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