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를 집어삼킨 구글의 속내엔 텔레비전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내 완제품TV를 출시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구글도 궁극적으로 TV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13조5천억원)에 인수했다. 휴대폰과 특허방어가 인수 제1의 이유로 꼽혔지만, 그 와중엔 TV산업을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는 것이 씨넷 등 외신의 분석이다.
국내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셋톱박스 부문서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존재감은 크다. 시스코에 이은 전세계 2위 셋톱박스 업체로, 이미 1백만대가 넘는 제품을 판매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 로지텍 등과 손잡고 야심차게 자체 브랜드 TV를 선보였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검색을 통한 광고수익을 웹을 넘어 TV로 확장하려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로지텍이 출시한 셋톱박스 형태 구글TV는 지난 2분기 매출이 70%나 급감하며 사업 실패를 예고했다.
때문에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기존 셋톱박스를 활용할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새 제품을 개발하는 대신 이미 전세계에 깔려 있는 셋톱박스에 자사 SW를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다.
씨넷은 구글이 자사 SW를 전세계 1백만대 셋톱박스에 넣을 수 있게 됐다며 새로 셋톱박스를 개발할 필요가 없어, 사업 확장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 평했다.
구글의 이같은 행보가 애플의 과거와 닮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섭렵하며 궁극적으로 모바일을 넘어 안방시장을 노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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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2001년 아이팟터치를 처음 선보인 이후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똑같은 OS를 탑재한 하드웨어 라인업을 확장했다. 애플이 셋톱 형태의 애플TV를 '취미수준'으로 평가 절하하긴 하지만 연내 완제품 형태 TV를 공개할 것이란 소문도 무성하다. 애플TV도 iOS를 탑재, 모바일과 안방을 하나로 이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OS시장을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넓히고 있다.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하드웨어를 품에 안고나면 셋톱박스와 완제품TV로 눈을 돌릴 것이란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