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IT경쟁력 상실, 하드웨어 중심 한계 때문”

일반입력 :2011/10/05 11:29    수정: 2011/10/05 16:51

우리나라의 IT경쟁력 하락은 IT컨트롤타워 부재나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구조 탓이 아니라,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 온 내재적 한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경 의원은 박상인 서울대 교수에게 의뢰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현재 방통위의 문제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방송통신위원장이 미디어법을 챙기듯이 방송과 통신, IT분야를 챙겼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리더의 전문성 부재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고 19대 국회와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바람직한 방통위 구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의 방통위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를 모델로 만들어졌으나 실제로는 FCC와 같은 독립규제위원회가 아니라 행정규제위원회 역할을 하면서 정치독립성도 전문성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면서 방통융합이란 시장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산업육성기능 모두를 가진 방통위가 규제중심의 위원회로 역할에 집중하면서 순수한 산업육성기능은 최소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독립규제위원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방통위가 FCC처럼 국회의 통제를 직접 받으면서 행정부로서의 기능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우리 IT경쟁력 하락에 대한 원인으로 합의제 위원회 구조나 IT컨트롤 타워의 부재 등이 언급되고 있으나, 이는 정치적 해석일 뿐 실질적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즉, 현재 IT경쟁력 하락의 문제는 하드웨어 중심의 IT경쟁력을 쌓아온 우리 산업의 내재적 한계에 관한 문제로서 독임제 부처였더라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우리IT산업 위기의 본질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부재다. 이 문제는 과거 정통부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곪고 곪아 이제야 터진 것이다”라며 “정통부 부활이나 정보미디어부로의 개편이 해답이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통부 시대는 초고속인터넷 구축이 시대의 과제였고, 지금은 스마트 미디어 시대로 세상이 바뀌었다”며 “방통위 4년은 더 이상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것이 과제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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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문제는 방통위가 지난 4년을 미디어법으로 허송세월 하면서 새로운 정부역할을 정립할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용경 의원은 “토목공사 위주의 경제정책, IT경쟁력 저하, IT컨트롤타워 부재 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통부 부활이 얘기된다면 그게 또 하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며 “국회와 정부, 업계가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최선의 해답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