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속이 답답하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정통부 해체는 사려 깊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여러 부처가 IT 기능을 쪼개면서 나온 부작용을 우려한 것.
최시중 위원장은 19일 제주도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발언 요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업무영역을 놓고 마찰을 빚는다는 내용이다.
최 위원장은 “업무영역 문제가 나오면 속이 답답하다”며 “정통부 기능을 지경부, 문화부, 행안부 등으로 나눠서 분야마다 마찰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컨데 우리가 통신사 CEO들을 만나면 지경부도 곧 그렇게 한다”며 “참 어찌할 수 없구나 괴로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콘텐츠 정책을 꼽았다. 콘텐츠 확보는 방통위의 몫인데 언론주무부처는 문화부여서 업무분담에 잘못되면 곤혹스럽다는 설명.
최 위원장은 “장관들끼리 설왕설래해서는 협의가 어렵다”며 “몇 년 해보고 정 안되면 정부가 특별법 등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의 IT 콘트롤 타워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부 해체 이후 출범한 방통위 수장이 직접 정부조직개편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통부 해체에 대한 아쉬움도 직접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정통부 해체는 참 아쉬운 일이다”며 “최근 우리 IT 산업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정부조직 개편의 부작용이 기인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