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지도로 이동통신사업자의 마케팅비를 규제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경 의원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연구원이자 대통령실 행정심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인호 교수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비 규제 가이드라인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용경 의원은 국회 법제실에 마케팅비규제의 위헌성에 대한 자문을 요청했고, 국회 법제실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인호 교수가 이 건에 이 같은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전문가인 이 교수의 의견은 마케팅비 규제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근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이에 따라 방통위가 향후 마케팅비규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교수는 “통신사업자의 마케팅활동은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 중 ‘영업의 자유’에 의해 보장되는 행위”라며 “방통위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영업의 자유를 상당히 제한한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마케팅비 규제를 따르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 ‘회계분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점검하고, 매 분기별로 통신사업자별 마케팅비 집행실적을 공표하며, 실태점검 및 사실조사를 실시해 위반 사업자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마케팅비 규제는 권고·조언 등의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 역시 지난 6월25일 이용경 의원과의 질의응답과정에서 “사업자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음성이든 양성이든 권유가 될지”라고 표현하며 위반사업자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강제력을 지난 행정지도임을 시인한 바 있다.
이어, 이 교수는 “방통위는 업계의 마케팅 수단을 정부가 직접 규제하는 것은 시장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 같은 이유로) 2년 전 단말기보조금 규제도 철폐했다”고 밝혔다. 즉, 마케팅비 규제는 방통위 스스로 2년 전 했던 말과 행위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특히, 방통위가 이처럼 민감하면서 헌법상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규제를 법률 근거조차 없이 ‘가이드라인’으로 규율하는 것은 ‘헌법의 법률유보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고, ‘위헌’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용경 의원실은 국회 법제실 요청과 별도로 행정안전부에도 방통위 마케팅비규제의 행정절차법 위반여부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했는데, 행정안전부는 “1분기 마케팅비 집행을 근거로 불리한 처분을 할 경우 소급효를 금지하는 행정절차법을 위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경 의원은 “방통위의 마케팅비 규제의 위헌성위법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고 헌법전문가 조차 위헌이라고 한다”며 “방통위는 이제라도 말도 안 되는 마케팅비규제를 폐기하거나 합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