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게임 '피파' 시리즈, 그 험난한 역사

일반입력 :2011/10/05 11:22    수정: 2011/10/05 11:23

김동현

예약 판매 배송 관련 문제로 구매자들에게 비난을 사고 있는 일렉트로닉아츠코리아(EA코리아)의 구설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출시된 피파 시리즈는 버그와 환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창기 출시 된 피파 인터내셔널 사커 94에서는 한국 대표 팀을 게임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에 일부 이용자들이 일본을 한국으로 변경하는 패치를 임의로 제작해 배포했을 정도로 불쾌한 사건이었다.

96년 출시된 작품부터는 경쟁작 ‘위닝 일레븐’ 시리즈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게임성과 수준 논란이 나왔다. 골키퍼의 낮은 인공지능과 선수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점도 피파 시리즈의 발목을 꾸준히 잡는 요소가 됐다. FAT32 인식문제는 유명한 버그 중 하나였다.

2000년도에 나오기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피파 시리즈는 각종 버그로 몸살을 앓았다. 피파 2000의 경우는 윈도우98 및 NT에 대한 지원 문제로 인해 여러 차례 패치가 됐음에도 일부 컴퓨터에서는 프리징 및 심각한 튕김 현상이 나왔다. 이때부터 볼의 물리력 문제도 나왔다.

피파 2002는 인텔 CPU 클럭이 2.0 이상일 경우 게임 자체가 실행되지 않고 튕기는 버그를 자랑했으며 이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해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한일 월드컵으로 소재로 한 ‘2002 한일 월드컵’ 게임은 이해가 되지 않는 볼 물리력과 공간패스와 맞춤전술 등 전작의 장점과 게임성 등을 제외하고 비현실적인 물리 엔진을 도입해 큰 비난을 샀다. 이 게임은 역대 시리즈 최악이라는 평가를 기록했다.

피파 2003은 최적화 문제로 말미암아 일부 그래픽 카드에서는 튕김 현상이, 그리고 모든 플랫폼에서 엄청난 적재 문제로 비난을 샀다. 다중 플랫폼을 통해 입지를 높이려는 시도였지만 오히려 ‘위닝 일레븐’ 시리즈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계기가 돼 버린다.

공의 물리 엔진 및 선수 능력치에 대한 균형 문제로 피파 2004는 ‘택배 크로스’ 게임이라는 비난을 샀으며, 피파 2005는 한국 국가 대표 팀 제외, 경력 및 게임 상태의 부실 등으로 국내에서는 정식 출시조차 되지 못했다. 당시 이용자 및 언론의 큰 비난을 샀다.

‘피파 2006’은 고질적인 프레임 하락과 여전히 이해가 잘 안 되는 볼 물리력, 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인공지능 선수가 공을 가진 선수를 무조건 앞지르는 버그 등 전체적인 게임엔진의 결함으로 이용자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게임으로 인식됐다.

커리어 모드와 기타 게임 모드의 단점으로 인해 낮은 평점을 기록한 ‘피파 2007’은 그나마 괜찮은 게임으로 인정받았으나 ‘피파 2008’의 경우는 PC버전과 콘솔 버전의 엄청난 차이로 인해 불법 복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으켰다.

‘피파 2009’는 그래픽만 쉐이더로 개선된 게임이라는 비난을 받은 게임이다. 당시 차세대 게임이라는 거창한 카피 문구가 나왔지만 게임성은 플레이스테이션2(PS2) 버전보다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전히 PC버전과 콘솔 버전의 큰 격차는 이해 못할 문제였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에게 환불 게임으로 기록된 ‘피파 10’은 게임 내 커리어 모드 진행 중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게임기가 멈춰 버리거나 재부팅 돼 버리는 사태가 생겼다. EA 본사에서도 해당 버그는 한글화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3개월 동안 수정을 거쳤지만 이미 이용자들 대부분은 환불을 해버렸다. 국내에선 최악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나마 개선된 게임성을 보였던 ‘피파 11’은 전작의 한글화 버그 문제 때문에 한글화가 되지 않은 타이틀로 알려져 있다. ‘비어 프로’ 모드는 제대로 경기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특정 상황에서 인공지능 캐릭터들이 멈춰버리는 등 각종 버그로 몸살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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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출시된 ‘피파 12’는 예약 판매 당시 제공하기로 약속했던 2만원 상당의 올 리그 라이브 시즌을 무단으로 제외시킨 체 배송을 한 것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게임 내 각종 버그도 상당했다. 데모를 설치했던 PC의 경우 정식 판을 설치한 이후에 튕김 현상이 생겼으며, 일부 그래픽 카드에서는 심각한 튕김 현상이, 온라인 모드의 불안정 등이 발생했다.

해당 시리즈가 1억 카피가 넘게 판매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게임 이용자들에게 이 시리즈는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남긴 것으로 보인다. 버그는 향후 수정될지 모르지만 예약 구매자들에게 안긴 실망감은 어떻게 극복할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