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캐릭터 ‘뽀로로’가 법정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제작사인 오콘의 김일호 대표는 공동사업자인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최종일 대표를 상대로 저작자 확인 등 청구소송을 낸다고 4일 밝혔다.
오콘은 지난 1996년 설립 이후 3D기반의 애니메이션 800여 편을 창작해 온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아이코닉스는 지난 2001년 설립된 마케팅 전문회사다.
두 회사는 2001년 말 만나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키로 하고 오콘이 캐릭터 디자인 및 애니메이션 제작을, 아이코닉스가 기획 및 마케팅을 나눠 맡아 TV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판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오콘은 40여 명의 내부 인력을 투입해 뽀로로를 개발했고, 이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EBS를 통해 방영되면서 캐릭터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오콘 측은 “아이코닉스가 오콘을 배제한 채 자신들이 뽀로로의 창작자인 것처럼 언론 매체를 통해 홍보하거나 국가가 부여하는 상훈을 단독으로 수상하면서 오콘 창작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훼손해 왔다”며 “이러한 왜곡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김일호 대표는 “이 소송은 돈과 관련 없는 명예에 관한 것”이라며 “상업적으로 오인돼 뽀로로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까봐 고민했지만 이 소송을 계기로 그들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해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했다.
현재 오콘은 뽀로로에 대한 저작자 확인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그 동안 아이코닉스가 행한 각종 부당 행위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금성의 김형석 변호사는 “2인 이상이 저작물의 작성에 관여하더라도 창작적인 표현 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실제로 창작적인 표현을 직접 수행한 주 창작자인 오콘을 배제하고 각종 관련 상훈을 단독 신청해 수상한 아이코닉스의 행위는 도의적인 차원을 넘어 저작자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이코닉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뽀로로 친부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오콘의 주요 입장
- 뽀로로의 창작자는 아이코닉스가 아니라 오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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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코닉스는 마케터의 지위를 이용해 창작자의 자리까지 빼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