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김효정 기자]오라클이 엑사데이터, 엑사로직에 이어 자사의 세 번째 어플라이언스 제품인 '엑사리틱스(Exalytics)'를 공개했다. 엑사리틱스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어플라이언스로 디스크 없이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메모리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생각의 속도(Speed-of-thought)만큼 빠른 시각적 분석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모스콘센터에서 연례 고객 및 기술 컨퍼런스인 '오픈월드 2011'을 개최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엘리슨 회장은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스팍 T4 서버 등의 대표 제품을 소개하며 빠른 속도와 성능을 강조했다. 엑사데이터가 IBM P795 보다 빠르다고 직접 비교까지 하는가 하면, 테라데이타의 DW와 비교하면서 36개의 테라데이터에 비해 3개의 엑사데이터로 운영시 8배 빠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오라클은 인메모리 하드웨어와 BI 솔루션이 결합된 어플라이언스 신제품 엑사리틱스를 처음 공개했다.
엑사리틱스는 별도의 디스크 없이 메모리 내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메모리 기술이 적용된 어플라이언스 제품이다. 하드웨어적 특징으로는 1테라바이트 DRAM에서 5~10테라바이트 용량의 압축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고 인메모리 BI를 위해 특별 설계된 오라클 서버를 적용했다.
여기에 시각화 기능 및 성능 최적화를 제공하는 오라클의 BI 파운데이션과 분석 성능이 확장된 타임스텐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최적화 버전, 에스베이스 등의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표준 BI 소프트웨어 및 규격 하드웨어와 비교한 내부 테스트에서 오라클 엑사리틱스의 관계형 OLAP(ROLAP) 리포팅 및 대쉬보드 성능은 20배까지, 다차원 OLAP(MOLAP) 모델링 성능은 79배까지 향상됐다.
엘리슨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기존 BI 시스템과 비교할 때, 엑사데이터 환경의 엑사리틱스의 쿼리 분석이 23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라클의 엑사리틱스 발표는 사전에 예고되지 않았던 깜짝 발표였다. 실제로 이날 오전까지 행사장에 마련된 제품 전시장에서 엑사리틱스는 전시돼 있지 않았다. 오픈월드 2011 개최 1주일 전에 스팍 T4 서버를 전격 발표해 또다른 신제품 발표 가능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라클의 어플라이언스 제품 로드맵 발표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고, 그 동안 엑사데이터의 성공으로 오라클의 BI 사업이 힘을 받고 있었던 만큼 엑사리스트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오라클은 이날 현재 1천여개의 엑사데이터 고객사를 올해 안에 3천개 이상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3개월 동안 현 고객수의 2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다.
이처럼 오라클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병렬적으로 통합된 어플라이언스 전략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 합병 이후 주춤했던 시스템 사업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 방편이기도 하다.
스팍 T4 서버는 썬 솔라리스 서버 신제품으로, 이 역시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 어플라이언스와 연계해 사용할 때 성능이 극대화된다는 메시지를 엘리슨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전달했다.
거침 없는 언변과 독설로 유명한 엘리슨 회장 답지 않게, 이번 행사의 기조연설에서는 차분하게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엑사리틱스 신제품 발표 외에는 이렇다 할 특징이 없을 만큼 무미건조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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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발표 내용을 듣다보면, IBM과의 경쟁에 유독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엘리슨 회장은 발표 내내 IBM의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P시리즈와 자사 제품을 비교하며 속도와 성능의 우위를 강조했다. 그러나 IBM과 유닉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HP와의 비교는 철저히 배제했다. 썬 인수와 함께 HP에 등을 돌린 이후, HP와의 경쟁 자체를 부인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한편, 오라클 오픈월드 2011은 2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5일간 개최되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엔지니어드(어플라이언스)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오라클의 전략과 로드맵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