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자니 돈이...”
‘아이폰5’와 ‘LTE폰’ 등으로 휴대폰 유통가가 파티 분위기를 내지만 이른바 ‘약정노예’들은 한숨만 커졌다. 남들처럼 새 제품으로 갈아타자니 위약금이 발목을 잡는다.
이동통신사들은 LTE 가입자 확대나 아이폰5 판매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기존 약정 계약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자세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이달 말경 아이폰5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본사 지시 없이 예약판매를 시작한 성급한 대리점들도 눈에 띈다. 약정에 묶인 이용자들은 저렴하게 새 제품을 구입할 구제방안이 혹시라도 나올지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기대 시나리오가 KT의 약정 승계 프로그램 재시행. 현재 이용 중인 휴대폰과 약정을 제 3자에게 넘기고, 자신은 위약금 없이 아이폰5를 구매하는 것이다.
KT는 지난해 7월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이 같은 약정 승계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아이폰3GS 이용자들이 약정을 제 3자에게 넘기고 아이폰4로 갈아타는 내용이었다. 아이폰4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여론을 적극 반영했다.
욕도 많이 먹었다. 제 3자를 끌어들이는 ‘영업’을 이용자들에게 시킨다는 비판이 나온 것. 구형 아이폰을 아는 동생에게 넘긴다는 ‘약정 오빠’라는 신조어도 생겼었다. KT가 약정 승계 프로그램 재시행을 망설이는 이유다.
KT 내부서 이 문제를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이 나왔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 뭔가 하긴 해야 된다는 공감대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기존 약정 계약자를 위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밝힐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아이폰5 혹은 LTE폰으로 갈아타려는 기존 약정 이용자들에 대한 혜택은 없다.
LTE 가입자 확보 차원에서는 검토할만한 사항이지만, 다른 이용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부담스럽다. 약정 기간을 끝까지 감내했거나 위약금을 낸 이용자들에 대한 역차별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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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할부를 제 3자에게 승계하면 새 제품 값을 할인받는 '스마트 기기변경' 프로그램을 지난 연말 시작했지만 올 초 폐지했다.
이런 가운데 약정이 끝나가는 이들은 쏟아지는 신제품들을 놓고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2009년 11월 아이폰3GS를 구매한 이용자 약 90만명이 내달 약정이 끝나면서 통신업계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들이 아이폰5와 LTE폰 중 어떤 제품으로 몰릴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