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이리버 바닐라폰, 직접 써보니

일반입력 :2011/09/30 17:22    수정: 2011/09/30 17:30

남혜현 기자

아이리버가 만든 스마트폰은 PMP랑 얼마나 다를까. 아이폰이 잡아먹은 MP3플레이어, PMP 시장을 스마트폰으로 재탈환하겠다는 전략이 먹혀들만큼 괜찮은 제품일까.

출시 일주일. 갓나온 아이리버 바닐라폰을 리뷰한 것은 그런 궁금증 때문이었다. 하드웨어라면 왠만큼 자신있어 하는 아이리버가 소프트웨어가 생명인 스마트폰을 어떻게 소화했을까.

첫 느낌은 우선 전작보다 진보했다다. 아이리버는 지난해 음악에 특화한 MP3폰을 선보였었다. 콘셉트는 재밌었지만, 그 외 다른 기능이나 디자인은 아이리버의 정체성을 살렸다고 보긴 어려웠다. 바닐라는 적어도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나는 아이리버다를 표방했다.

우선 성능을 살펴보면 600메가헤르츠(MHz)를 지원하는 퀄컴 칩을 탑재했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부분 1기가헤르츠(GHz) 칩을 채택한 것에 비교하면 낮은 사양이다. 때문에 고성능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구동은 다소 무리가 있다.

아이리버가 초기 화면에 지원하는 앱도 스마트폰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기능이다. 트위터와 같은 SNS, 이메일, 방송 콘텐츠 앱 등이 대다수다.그러나 PMP 사용에 익숙한 학생들이라면 만족할만 하다. 부모님한테 엄마, 나 공부하게 스마트폰 사줘!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

아이리버는 바닐라의 핵심 콘텐츠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앞세웠다. MP3플레이어와 전자사전, PMP를 만들었던 경험을 바닐라폰에 녹인 것이다. 3천500여개 EBS 수능 및 내신 특강을 자체 앱으로 탑재했다. 때문에 별도 앱스토어에 들어가 콘텐츠를 검색하는 귀찮음을 없앴다.

그렇다면 다운로드 속도는 어떨까.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연결해 50분짜리 언어영역 강의를 하나 내려받았다. 140메가바이트(MB) 파일 하나를 다운로드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 빠르다고 보긴 어렵지만 쉬는 시간 동안 받기에 불편함은 없을 정도다.

이 외에 능률교육과 공동개발한 영단어 학습 프로그램 '보카 트레이너'를 탑재했다. PMP로 동영상 강의를 듣고 전자사전으로 영단어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데 큰 부담이 없도록 한 의도가 엿보인다.단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학생층이 구입하기 좋은 조건이다. 바닐라는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됐다. 3만5천원짜리 통신 요금제에 가입하면 사실상 공짜다.

저렴한 가격을 놓고 비교하면 이 정도면 쓸만한 휴대폰이라는 생각이 든다. TV 광고처럼 와이파이가 잘 터지냐가 스마트폰의 중요 조건이라면, 웹 검색에 걸리는 시간도 느린편은 아니다.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검색 후 페이지가 표시되기 까지 보통 3~5초의 시간이 걸렸다.

UI 반응속도도 안드로이드 2.2(코드명 프로요) 버전치곤 생각보다 빨랐다. 터치로 화면을 조작할 때 장면 이동이나 커서 움직임 등은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동영상 재생시 끊김 현상은 다른 스마트폰을 조작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도의 수준이다.

화면 해상도는 800x480 정도로 동영상을 감상하는데 무리 없다. 3.5인치 WVGA TFT LCD를 적용했으며 오토포커싱 기능이 있는 500만 화소 카메라, DMB, 최대 32GB 대용량 외장 메모리 슬롯 등을 지원해 멀티미디어 파일을 실행할 수 있게 했다.

폴라리스 폴더, 뉴스와 날씨, 소셜 매니저, 엠넷, 지도, 구글토크 등을 기본 앱으로 제공한다. 이 외에는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오즈(OZ)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다만 앱을 구동할 때 약간의 버벅거림이나 앱 오작동 등 작은 버그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홈 화면으로 움직이기 위해 버튼을 눌렀을 때 음성인식이 작동 된다든지, 네트워크 인식에 실패한다든지 하는 오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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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는 바닐라에도 '미니멀리즘'이라는 자신들의 디자인 정체성을 구현했다. 제품 전면에는 오른쪽 하단에 홈버튼 하나만 설치했다. 회사 로고색인 주황색 동그라미 디자인으로 밋밋할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유리를 연상케하는 테두리는 투명 이중사출 공법으로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스마트폰에 흰색 케이스를 끼운듯한 모습이다. 두께는 1cm 정도로 얇은 편은 아니지만 손에 쥐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아이리버 광고모델인 티아라가 들고 나오면 딱 어울리는, 그런 디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