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징계에 방통심의위 홈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정한 가운데,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무한도전'이 수 년 간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의 위치를 지켜온 데다 파급력이 큰 지상파 방송인만큼, 수위조절이 필요하다는 옹호론과 방통심의위의 방침에 항의하며 제재 철회까지 요구하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섰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7일 제37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무한도전'이 방송의 품위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전체회의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고' 조치를 취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무한도전'이 방송의 품위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자막을 반복적으로 방송한 것은 명백한 심의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 심의위원들의 판단이다. 아울러 그동안 무한도전 제작진에 유사한 내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시청자들은 방통심의위의 제재 기준에 의문을 표시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방통심의위 홈페이지에 마련된 자유게시판을 통해 '무한도전'에 대한 제재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요즘 드라마에선 혼전임신, 가정불화, 배신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 무한도전이 방송품위를 떨어뜨렸다는 기준은 대체 뭐냐, 우울한 일이 있을때 마다 보면서 힘을 얻는데 방통심의위의 논리대로라면 즐거움보단 불쾌감을 가져야 할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리얼버라이어티'에 대한 제재 수위도 논란 거리다. 대본에 의해 가공되지 않은 실제 상황을 소재로 삼는만큼 다른 방송과 다른 자유로운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누리꾼들은 도대체 예능방송의 품위는 어떠한 것이냐. 예능 프로그램에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징계를 하면 안된다, 자유로운 표현과 창의적인 분위기가 예능 프로그램의 핵심이고 시청자들은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방통심의위 결정에 대한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과 무한도전의 영향력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제재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누리꾼은 무한도전 골수팬이지만 방송보다가도 눈살찌푸리는 장면이 아주 없진 않다며 무한도전의 영향력은 이미 수차례 검증이 됐고 그들이 밷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유행어로 급속히 퍼지는 만큼 어느정도 수위조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도 성인들은 분별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미성년자나 어린이들은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재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무한도전' 방송 내용 중 하하의 괴성, 자막, 벌칙의 가학성, 특정 브랜드 노출 등을 문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하하가 출연진들에게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 이거 놓으라고! 등 괴성을 지르는 장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과 함께 '다이X6'라는 자막을 내보내거나,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베스트포즈 대갈리니' 등 자막을 삽입한 장면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