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방수폰, 일본서 ‘조용한 돌풍’

일반입력 :2011/09/12 08:35    수정: 2011/09/12 13:56

김태정 기자

방수 기능을 갖춘 국산 휴대폰이 일본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의 일본 공략 전략에 주요 대목이다.

방수폰은 미세한 틈새마다 고무패킹을 넣어 기기가 물에 빠져도 안전한 것이 특징. 기기 전체에 대한 밀봉처리 기술이 핵심이다.

팬택의 경우 지난해 8월 방수폰 ‘팬택-au PT001’을 시작으로 ‘시리우스 알파’와 ‘미라크’ 등 방수폰을 일본에 잇따라 출시했다.

팬택 제품을 유통하는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도 이 같은 기술력을 높이 평가, 방수폰 주문량을 늘리는 추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라크는 온천이나 바다에 빠뜨려도 기기 내부로 물이 들어가지 않아 고장 우려가 적다. 지난해 나온 방수폰 보다 기술력이 더 늘었고, 최소 수심 1m 내로는 방수 효과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지난 2008년부터 일본에 방수폰을 수출, 수십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적잖은 재미를 봤다. 습하고 비가 많은 환경과 온천/바다 관광을 즐기는 현지 특성에 국산 방수폰이 맞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KDDI 관계자는 “한국산 방수폰이 일본의 여러 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습기가 많은 섬나라에서 유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사들은 방수폰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팬택은 내년에도 전략 스마트폰들에 방수 기능을 탑재해 일본과 미국을 공략할 계획이다. 방수 기능을 별도 연구하는 인력들도 눈에 띈다.

방수폰이 국내서는 유독 인기가 없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올해 긴 장마와 폭우 등이 이어졌어도 방수폰 수요는 미미했다.

국내서의 방수폰 인기 부진 원인은 다양하지만 투박한 디자인이 주로 꼽힌다. 글라스와 우레탄 등 내구성이 강한 충격흡수 특수소재를 탑재해 디자인이 투박하고 두꺼워진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11월 방수 스마트폰 ‘디파이’를 국내에 출시, 유명 모델까지 동원해 마케팅에 열을 올렸지만 판매량은 10만대 정도에 그쳤다. 방수폰의 한국내 낮은 인기를 드러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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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은 아예 국내에 방수폰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판매량 예상치가 미미해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팬택 관계자는 “국내에는 방수폰 수요가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며 “방수폰은 수출에 초점을 맞춰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