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1이 7일 폐막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곳에서도 여전히 TV를 둘러싸고 서로 날을 세웠다.
올해 LG전자는 편광필름패턴방식(FPR) 3D라는 차별화 요소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미국 컨수머리포트에서 최고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쟁력이 충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말할 것도 없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5년 연속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구글도 실패한 스마트TV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각자의 특징으로 인해 TV를 바라보는 두 회사의 시각은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를 팔고 LG전자는 3DTV를 판다. 사실 삼성 스마트TV가 3D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LG 3DTV가 스마트 기능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3D도 스마트 기능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 기능은 기본 3D는 대세라고 주장한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소비자들에게 스마트나 3D는 여전히 TV를 선택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구매 요인이 되지 못한다. 이는 삼성전자나 LG전자 관계자들에게 물어도 마찬가지다. 결국 두 기업은 소비자들의 결정적인 구매 요인이 아닌 두 가지 요소를 두고 수백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는 이상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세계 TV출하량은 총 5천5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줄었다. 아무리 글로벌 경기 불황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같은 기간 스마트폰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변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볼만한 3D 콘텐츠도 없고 쓸만한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도 여전히 부족하다. 단지 소비자들은 좀더 먼 미래를 보고 최신 기능이 담긴 TV를 구입할 뿐이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게다가 3D나 스마트 TV는 결코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름 모를 중국 기업들도 IFA2011 행사에서 일제히 3D와 스마트 TV를 들고 나왔다. 내년에는 절치부심한 구글과 애플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TV 업계에는 플레이어가 너무 많다.
물론 이들 기업이 콘텐츠 확보를 게을리한다고 볼수만은 없다. 적지 않은 투자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가 자생력을 갖추고 유통되는 것은 결코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일개 기업의 힘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애플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래서 애플은 국내 IT 전자 기업들에게 나쁜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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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향후 차별화된 경쟁력은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TV를 구입할 때 과연 지금까지 내가 가진 TV보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명확하게 인식시켜줄만한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처럼 말이다.
머지 않아 하늘과 땅 만큼 차이나는 ‘콘텐츠’로 한판 붙어서 이기는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만약 그것이 쉽지않다면 세계 TV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을 잡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