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세계 6위됐어도…대일 무역적자 243억달러

일반입력 :2011/09/05 10:35

손경호 기자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6위(2009년기준)이며 지난해 부품·소재 수출은 10년전에 비해 3.7배 증가한 2천290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일류상품은 10년전 8개에서 37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IT산업의 주력수출품인 디스플레이·자동차용 핵심부품·소재는 여전히 대일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5일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부품소재산업육성 정책의 성과와 한계, 발전방향을 담은 ‘부품·소재산업 육성 10년, 그 빛과 그림자’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부품산업 현주소를 발표했다.

■프랑스·이탈리아 제치고 세계 6위로 부상

UN상품무역통계 기준에 따른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부품·소재 수출순위는 2001년 10위(770억달러, 시장점유율 3.4%)에서 9년 만에 6위(1천890억달러, 4.6%)를 기록했다. 그동안 무역흑자는 10년 전에 비해 약29배 증가해 작년기준 77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정부가 실시한 부품·소재기업 종합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은 2001년에 미국의 74.2%수준이었으나 재작년에는 92.6%까지 높아져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만해도 무역수지 적자품목이었던 액정표시장치·방송통신기기 등은 각각 273억400만달러, 6천786억달러 무역수지흑자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 국산 부품·소재 중 현재 세계시장점유율이 5%이상이거나 5년 이내 세계 5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일류상품’은 지난 2001년 8개 품목에 비해 작년 기준 37개로 늘어났다.

2001년 주요 품목이 메모리반도체·TFT-LCD 등이었다면 2010년에는 풍력발전용 로터회전축·PLC형 광파워 분배기 소자용 칩·평판TV하우징용 고광택 플라스틱 수지 등이 포함된다.

■대일 무역적자 여전…중국의존도 높아

그러나 대일 무역수지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대일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24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대일 무역적자누적액은 1천677억달러에 이른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작년 기준으로 액정디스플레이 유리 원판(98.9%), 차량용 기어박스(70.9%)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했다”며 “범용소재는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여겨지나 핵심소재는 선진국 보다 4년~7년 정도의 격차가 난다”고 밝혔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핵심 소재의 선진국 대비 기술수준이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우주산업 등에 쓰이는 신소재인 탄소섬유는 선진국 대비 50%, 리튬 이차전지용 양극화물질은 6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발광소재는 60%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제조에 핵심소재로 쓰이는 TAC필름(작년 기준 99.5% 수입), 액정(80.1%), 반도체제조용금(83.2%)은 거의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정부, 부품·소재 특별조치법 연장으로 돌파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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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핵심 부품·소재 대일 의존도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말로 예정된 ‘부품·소재 특별조치법’의 종료시점을 10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1년 제정한 특별조치법은 부품·소재전문기업 육성, 기술 개발 및 사업화 등을 위한 지원 근거로 활용됐으며, 총 2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이 연장법안은 현재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심사 중이다. 또한 정부는 부품·소재 정책 및 발전방향을 담은 ‘부품·소재 미래비전 2020’을 올해 11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