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주파수 경매...방통위 “성공적이었다”

일반입력 :2011/09/02 18:47    수정: 2011/09/02 18:49

정현정 기자

외국의 경매가에 비춰볼 때 현재 낙찰가가 아주 높은 수준의 과당 경쟁은 아닌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 주파수 경매를 자평한다면 성공작 아닌가 생각한다.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은 29일 마무리 된 국내 최초 주파수 경매 결과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다만 과열경쟁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는 경매방식이나 장기적인 주파수 할당계획 마련 등은 보완사항으로 지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800MHz, 1.8GHz, 2.1GHz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대상법인을 의결했다.

지난 17일부터 9일 간 진행된 주파수 경매 결과 SK텔레콤 1.8GHz 대역 20MHz폭, KT는 800MHz 대역 10MHz폭, LG유플러스는 2.1GHz 대역 20MHz폭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의 입찰이 제한된 2.1GHz 대역에 단독 입찰해 최저경쟁가격인 4천455억원을 써내 일찌감치 해당 대역을 낙찰 받았다.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던 1.8GHz 대역은 1조원 문턱에서 경매 9일차인 29일 KT가 입찰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SK텔레콤에 돌아갔다. 이후 KT는 800MHz 대역에 입찰해 최저경쟁가격인 2천610억원에 800MHz 대역 10MHz 폭을 가져갔다.

하지만 경매가 끝난 이후 사업자 간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동시오름입찰' 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방통위의 장기적인 주파수 정책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첫 주파수 경매제를 치른 소회를 풀어놨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무제한 경매로 가면서 3개 통신사중 최약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 경매제의 사전 보완조처로 특혜 시비를 무릅쓰고 2.1GHz 대역 경쟁제한을 결정했다면서 이와 함께 800MHz라는 제3의 상품을 개발해서 경매제의 최악의 폐단인 탈락자가 구제불능이 되는 상황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승자의 저주'라거나 '주파수 경매가 통신료 인상으로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갈 것'이라 보도하면서 행정의 본질을 왜곡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오해를 사전에 설명하고 홍보하는 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용섭 상임위원은 데이터 폭증에 대비한 미래 주파수 확보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신 위원은 1.8GHz와 800MHz 두 대역을 경매에 붙이지 않고 옛날처럼 심사할당 방식으로 했다면 얼마나 어려웠겠냐고 반문하면서 두 사업자가 경쟁하면서 부작용도 언급됐지만 실질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자를 선정하는 좋은 방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 문제는 LTE 주파수 부족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다면서 LTE용 주파수로 외국에서 선호하는 2.1GHz, 2.6GHz, 700MHz 대역을 사업자에 적기에 공급해 데이터 폭증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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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위원장은 주파수 경매제를 민주주의에 비유하며 주파수 경매제도에 대한 비판도 마땅히 치뤄야 할 대가라고 밝혔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금까지 방식대로 심사할당을 했다면 그 부작용은 얼마나 컸겠냐며 당분간 설왕설래나 비난이 있기 마련이지만 주파수 가격과 통신요금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킨다면 그런 문제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