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에서는 LG유플러스도 아이폰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통3사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동일 대역 주파수를 갖고 서비스 경쟁을 하게 됐다.
그동안 SK텔레콤은 800MHz(2G)-2.1GHz(3G), KT 1.8GHz(2G, PCS용)-2.1GHz(3G), LG유플러스 1.8GHz(2G, PCS용) 등 각기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 경쟁을 펼쳐왔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통사를 옮길 때마다 휴대폰을 바꿔야 하는 불편과 비용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LTE(Long Term Evolution)용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1.8GHz와 2.1GHz, KT가 800MHz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4G 시장에서는 이통3사가 800MHz 등 동일대역에서 서비스를 하게 돼 이런 불편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TE용 주파수로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 KT는 1.8GHz와 800·900MHz, LG유플러스는 800MHz와 1.8·2.1GHz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통3사, LTE용 저·고주파 대역 하나씩 확보
과거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은 2G·3G 시절 저주파 대역인 800MHz를 유일하게 사용했다. 때문에 800MHz 대역을 둘러싼 이통3사의 황금주파수 논쟁은 수년간 지속돼왔다.
하지만 4G에서는 SK텔레콤이 800MHz-1.8GHz, KT 800·900MHz-1.8GHz, LG유플러스 800MHz-2.1GHz 등 저주파와 고주파 대역을 하나씩 확보하면서 공정경쟁의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SK텔레콤과 KT는 800MHz와 2.1GHz를 4G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2G 가입자를 정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2G 가입자 비중을 낮춰 보유 중인 800MHz 대역 30MHz폭 중 20MHz폭을 4G에 활용한다는 계획이고, KT는 9월말까지 약 30만명의 2G 가입자를 3G로 전환하고 오는 11월부터 LTE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LG유플러스는 LTE용 주파수로 각각 800MHz·2.1GHz의 20MHz폭을 확보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또 2014년까지 2G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에 있어 이용기간이 2021년 6월로 끝나는 1.8GHz 대역을 향후 4G로 활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USIM 시대 열린다
당초 3G부터는 휴대폰의 가입자 인증 모듈(USIM)을 호환되도록 만든다는 것이 방통위의 계획이었다. 소비자가 사업자를 옮길 때 USIM 구입만으로 번호이동이 가능토록 만들어 휴대폰 구입비용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1GHz 대역을 3G(WCDMA)로 쓰는 SK텔레콤·KT가 USIM 호환이 가능했던 반면, 3G 사업을 포기한 LG유플러스는 2.1GHz를 반납하고 1.8GHz를 2G(CDMA)로 계속 사용하면서 SK텔레콤·KT와 USIM 호환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SK텔레콤·KT 가입자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을 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LG유플러스가 LTE용 주파수로 2.1GHz 확보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의 동일 주파수 대역 사용으로 단말기 호환이 가능해져 연간 1조8천억원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통3사가 저주파 대역에서도 800MHz(KT는 내년 7월부터 사용가능)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향후 4G에서는 한 사업자가 단말을 독점 출시하며 얻는 프리미엄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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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이통시장은 인기 모델을 단독 출시하거나 보조금을 얼마나 더 주느냐로 승패가 갈렸다”며 “하지만 단말의 공용사용이 가능하진 4G에서는 서비스 품질로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동전화 시장은 무선 초고속인터넷의 구현으로 N스크린이나 클라우드 등 누가 더 편리한 콘텐츠 이용환경을 구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