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중국)=손경호기자>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고, 퀄컴·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가 손잡는 등 IT기업들 간 시장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반도체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사와도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테판 레만 프리스케일 자동차용칩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30일(현지시간) '프리스케일기술포럼(FTF)2011 China'에서 한국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프리스케일과 보쉬가 자동차 에어백 시스템을 레퍼런스 플랫폼 형태로 공동 개발한 것은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을 노리는 고객사들이 보다 쉽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흥시장 진출에 따른 위험부담은 줄이면서 다른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스테판 레만 부사장은 “프리스케일 단독으로 신흥시장에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공동으로 만들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프리스케일은 지난 25일(현지시간)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제품군(쿼리바, Qorivva)을, 보쉬는 에어백용 주문형반도체(ASSP) 제품군의 기술력을 사용해 개발자보드를 만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내년 1분기 이후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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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 기업이 에어백용 칩셋 비즈니스 전체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스테판 레만 부사장은 “표준 플랫폼 개발에는 양사가 같이 참여했지만 여기에 사용된 칩들은 각자 판매하는 형태로 비즈니스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에어백 시스템에 필요한 가속도 센서칩은 양사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인 칩이기도 하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르네사스와 인피니언 등 자동차용 반도체 1·2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23.2%이다. 여기에 자동차 가속도 감지 센서 등을 생산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가세하면서 이들 기업들 간 신흥시장 쟁탈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