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를 집어삼킨 구글이 내년엔 유럽서 거실 사냥에 나선다. 연초 구글이 미국 외 지역서 TV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美씨넷은 27일(현지시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영국 에든버러 국제 TV 페스티벌'에 참가, 기조연설을 통해 이르면 내년초 유럽서 구글TV를 선보일 것이며 영국이 우선 출시국가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 로지텍 등과 손잡고 야심차게 웹TV를 선보였지만 미국내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구글TV '레뷰'를 출시한 로지텍은 지난 2분기 4천500만달러 적자를 냈다. 당시 로지텍은 구글과 손잡은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가격 정책에 있어 소비자와 우리가 생각한 것에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반전은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일어났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전세계 2위 셋톱박스 업체로, 이미 1백만대가 넘는 제품을 판매했다.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모토로라 하드웨어에 얹는다면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거실'이 모바일을 넘어 차세대 IT 전략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애플도 '취미수준'으로 폄훼하던 셋톱박스 사업을 접지 않고 있다. 내년 연말경엔 애플이 완제품 형태 TV를 내놓을 것이란 루머도 끊이지 않는다.
다만, 애플과 구글 모두 TV사업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콘텐츠 업체와 협력이 최우선이 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미트 회장도 이날 구글 TV가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을 누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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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회장은 미국서 ABC, NBC, CBS 등 주요 콘텐츠 제공업체와 협력관계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산업계 일부에서 구글TV가 방송이나 콘텐츠 업체와 경쟁할 것이라 우려하지만 사실은 그와 반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차세대 TV를 위한 진화된 오픈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는 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