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 회원들이 만든 게임은 뭐가 달라?

일반입력 :2011/08/26 09:54    수정: 2011/08/26 10:16

전하나 기자

‘단순하거나 혹 화려하거나’ 이용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폰 게임이 따르는 일종의 룰이란게 있다. 아주 쉽고 단순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화려함으로 이용자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큐 높기로 소문난 멘사 회원이 만든 게임은 어떨까. 블리스소프트웨어(대표 김재현)가 내놓은 ‘캐치캐치마우스(캐캐마)’는 고양이가 골칫덩어리 쥐들을 소탕한다는 단순한 컨셉이지만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다. 그렇다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화면을 뒤덮고 게임의 타격감을 높이는 식으로 승부를 보지도 않았다.

해당 게임을 만든 김재현 씨는 “앱스토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퍼즐게임은 대부분 게임성이 비슷비슷하더라”며 “머리를 써서 푸는 방식의 ‘진짜’ 퍼즐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게임은 주어진 치즈를 유인책으로 모든 쥐를 없애면 끝이 나는 방식이다. 쥐는 물에 빠지거나 지뢰를 밟을 때 또 위에서 떨어지는 돌에 맞으면 깔려 죽도록 했다. 이용자는 치즈의 고소한 향이 퍼지는 범위를 잘 파악해 쥐를 굴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간단치가 않다. 쥐가 한 두 마리가 아닐 뿐더러 치즈는 한정돼 있다. 때문에 치즈를 내려놓는 순서부터 장애물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 지 철저한 계산이 필요하다. 게임은 ‘한 판’이 끝날 수록 더욱 복잡한 스테이지를 이용자에게 도전 과제로 제시한다.

이쯤되면 게임을 즐기면서 괴롭기도 하다. 물론 힌트가 있지만 이를 쓰는 것마저 자존심이 상한다. 그만큼 게임은 이용자의 몰입을 유도하며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그저 쉽게 쉽게 하는 게임은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김재현 씨는 경쟁작으로 ‘컷더로프’를 꼽았다.

컷더로프는 물리학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퍼즐 게임으로 줄(로프)을 잘라 여기에 매달린 캔디를 개구리 입에 넣어준다는 설정이다. 북미 앱스토어에선 지난 1년여 동안 ‘앵그리버드’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줄곧 상위권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컷더로프와 캐캐마의 공통점은 타이밍에서 재미를 꾀한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에 어느 줄을 자르느냐에 따라 게임의 미션 성공 여부가 달려있는 컷더로프와 마찬가지로 캐캐마 역시 치즈를 놓는 순발력과 타이밍에 따라 효율적으로 미션을 달성할 수 있다.

어찌보면 캐캐마의 전반적인 게임 화면 구성은 ‘앵그리버드’와 닮았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촘촘했다. 그는 “레벨 한판마다 한달씩 걸렸다”며 “세부 기획 후 개발에만 반년 이상 시간을 들였다”고 했다. 또 “우연에 의해서도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 앵그리버드에 비해 캐캐마는 보다 지능적으로 설계된 게임”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으레 습작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2009년 대학 졸업 당시 아이팟터치용 ‘에그플라이’라는 무료 게임을 만들었다. 이 게임은 당시로선 흔치 않았던 ‘기울이기(Tilt)’ 방식을 이용해 단숨에 한국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게 시장을 탐색한 뒤 어느 정도 자신감까지 붙은 그는 단축 매뉴얼 앱 ‘너는 나의 김똘추’, 재난 대피 장소를 소개하는 ‘전쟁나면’, 전국의 애플AS센터 위치를 알려주는 ‘고장나면’ 등 재기발랄한 동시에 생활에 꼭 필요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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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앱들은 별다른 수익모델 없이 무료로 배포됐기 때문에 돈은 벌어다 주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즐겨 이용한다는 것에 그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캐캐마는 그런 그가 멘사 동기이자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창업한 뒤 제대로 만든 첫 작품이고 또 ‘상품’이다.

김재현 씨는 “유저층을 좀 더 넓히기 위해 게임 내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을 보강하고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면서 “언제까지고 사용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