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꼴특집③]"국내 글꼴 시장, 풍요속 빈곤" 이유는

일반입력 :2011/08/23 08:14    수정: 2011/08/24 23:43

국내서 한글 글꼴을 소비하는 시장은 늘었지만 이를 두고 폰트 디자인 회사들이 수익을 낼 기회가 많아졌다고 이해하긴 어렵다. 업계는 IT업체와 그 제품 사용자들의 디지털 서체에 대한 관심이 늘어왔지만 마냥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전자책 등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글꼴 수요지는 늘었지만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되는 형편이다. 사용자의 저작권 인식 부족, 무료 폰트 증가, 가격 경쟁력 문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무료 폰트 증가와 가격 경쟁

산돌커뮤니케이션 법인사업부의 고현남 부장은 업체간 가격 경쟁, 무료로 구할 수 있는 폰트가 늘면서 실제 비즈니스 기회는 감소세라며 폰트도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에 속하지만 국내 소비시장에서 법적 보호장치와 사용자들의 인식은 충분치 않은 게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사용자들이 글꼴에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도입하는 시장에서 경쟁은 가격으로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향후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한글 글꼴을 하나의 제품 경쟁력으로 여기면서 안목과 기호를 발달시킨다면 이들에게 호소력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기업들이 서체에 관련된 투자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입장이다.

이와 별개로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이 공부를 목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글꼴이나 나눔글꼴처럼 무료로 공개된 서체도 있다. 무료로 공개되는 글꼴이 늘어난 만큼 저작권 인식이 희박해진 분위기도 문제다.

고 부장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배포되는 글꼴 역시 일종의 디자인 창작물이라 볼 수 있는데 다만 대가를 요구하지 않거나 사용자 의사에 따라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는 형식도 있는 것이라며 OFL은 개인과 기업이 사용, 수정, 배포에 제약을 받진 않지만 단독으로 판매하는 것을 허용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든 글꼴이 저작권법 보호 대상

한글 글꼴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폰트는 사용방식에 따른 대가를 치른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파일을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서체들 상당수는 불법적으로 공유되고 있을 뿐, 원래는 권리자와 사용 계약을 맺거나 그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윈도용 트루타입폰트(TTF) 파일 형태로 돌아다니는 글꼴 등록정보를 열어 보면 '저작권(Copyright)' 주체가 명시돼 있다. 주로 글꼴을 개발한 회사 또는 소규모 개발사의 글꼴 디자인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회사가 사용 권리를 소유한다.

고 부장은 글꼴도 디자인물이고 산업적 생산물이기 때문에 값이 무료라 해도 가치에 대한 대가는 이뤄져 있는 등 서체마다 그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료 글꼴은 국가차원에서 만들고 보유하지 않는 한 모두 마케팅, 브랜드캠페인 차원에서 배포되는 것이라며 나눔고딕도 제한적 요소가 있으며 외국서도 모든 조건에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공개서체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나눔글꼴 지적재산권은 NHN에 있고 이를 다른 소프트웨어와 묶어 재배포 또는 판매할 경우 네이버가 제시한 라이선스 전문을 포함하거나 출처를 표기해야 한다. 나눔글꼴은 NHN에서 12개월 개발기간 5억원을 투입해 내놓은 것이지만 처음부터 오픈 폰트 라이선스(OFL)를 적용하진 않았다.

<연재순서>

[글꼴 특집-①]한글 글꼴 이슈, PC 넘어 모바일로

[글꼴 특집-②]MS-애플-구글, 왜 한글 글꼴에 주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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