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보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구절이 있다. 종교적으로 해석하자면 상당히 복잡하고도 고매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이 말은 요즘 21세기를 사는 지금에도 통용되는 듯 하다. 이에 착안해 얼마 전 모 기업은 ‘진리’라는 단어를 ‘기술’로 바꿔 광고 문구로 사용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 ‘기술’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뜻이다.
고도화된 산업화를 거쳐 IT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기술은 우리를 점점 더 자유롭게 해준다. 그중에서도 무선 기술은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만드는 가장 체감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령 TV의 채널을 돌리기 위해 우리는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 리모콘을 주섬주섬 찾는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연애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선이 없다는 것은 편리하고도 신기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마치 마술 같기도 하다. 21세기의 인류는 16세기 인류가 보기에 모두 초능력자나 다름없다.
PC에도 이러한 무선 기술이 숨어 있다. 무선으로 연결된 마우스나 키보드는 물론 우리가 언제부터 와이파이를 통해 무선으로 인터넷을 하게됐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러한 무선 기술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류에게 더 많은 자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제2의 와이파이 열풍 ‘와이다이’로 바통 터치
인텔이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발표한 와이다이(Wi-Di)는 현재 상용화된 가장 앞선 무선 디스플레이 전송 기술이다. 과거부터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어왔다. 무선 USB나 무선 HDMI 등도 이와 관련된 또 다른 기술이다.
와이다이는 주로 노트북에서 보여지는 영상을 TV나 모니터와 같은 영상 출력 장치로 무선 전송시켜주는 기술이다. 노트북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 그대로를 실시간으로 옮긴다. 때문에 굳이 선을 별도로 연결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 가능하다.
관건은 송신부와 수신부의 구성이다. 대부분 모니터나 TV와 같은 영상 출력 장치들이 무선 수신을 받는 모듈을 탑재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PC나 노트북에서 무선으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없다는 것이 더 큰 걸림돌이다. 영상 출력 장치는 대부분 휴대하기보다는 고정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신 셋톱박스로 해결이 가능한 반면 송출 모듈은 아예 내장돼 있지 않으면 휴대성에 문제가 생긴다.
와이파이를 개발한 인텔은 무선 영상 전송도 같은 방식으로 보급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일단 송출이 가능한 제품 보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와이다이를 수신할 수 있는 TV나 모니터 보급이 차츰 늘어날 것이라는 전략이다. 실제로 와이파이의 경우가 그랬다. 요즘 TV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에 이르기까지 와이파이를 탑재하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이러한 광고문구도 존재할까. “이 스마트폰 와이파이 잘 터져요?”
와이다이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불편한 측면도 다소 있다. 와이다이를 지원하는 노트북을 구입하더라도 수신 셋톱박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와이다이를 지원하는 장치가 많아질수록 편리함이 극대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요즘 업계에서 강조되는 N스크린 시대에서 무선 영상 전송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며, 와이다이는 막대한 영상 데이터를 현재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도 무선이 되나요?
텍스트, 이미지, 영상과 같은 각종 콘텐츠를 담은 데이터가 무선으로 전송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러나 전기 자체가 무선으로 전송될 수 있다는 것은 왠지 무섭게 느껴진다. 무선으로 전기를 전송하다가 자칫 감전이라도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상상 마저 하게된다.
그러나 무선 충전은 이미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 아직은 수 cm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곧 수 미터 혹은 수십미터 밖에서 전력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마트폰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자동으로 충전이 이뤄지는 것을 상상해보라. 요즘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카페가 있듯 언젠가 카페에 있기만 해도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충전되는 카페도 생길지 모른다.
무접점 충전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코일을 통해 전자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현재 가장 많이 쓰이지만 충전 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다. 단순히 제품을 올려두기만 해도 충전이 이뤄진다는 점과 충전 단자 규격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사용이 편리하다.
또 다른 하나는 자기공명 방식이다. 수 미터 떨어진 곳에서 동일한 주파수로 공명을 일으켜 송전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보다 먼 거리에서 여러 제품에 동시 충전이 가능하지만 전자파에 대한 인체 유해성 대한 연구를 비롯해 아직까지 기술적인 이슈가 남아있다.
■블루투스 4.0 VS 와이파이 다이렉트 ‘누가 더 쎌까?’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근거리 무선 전송 규격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다. 그 중에서도 블루투스는 간편한 연결과 함께 반응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이 높을 뿐 아니라 소비전력이 비교적 낮아 마우스, 키보드, 이어폰 등 각종 액세서리 연결에 주로 사용된다.
무선 기술과 관련된 이슈 중 하나가 소모 전력이다. 특성상 적지 않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전원 공급이 제한된 휴대용 디바이스는 사용 시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최근 발표된 블루투스 4.0은 더욱 소비전력을 낮추고 연결 범위를 늘렸을 뿐 아니라 속도도 다소 개선됐다.
무엇보다 송수신부 모듈만 있으면 별도의 액세스 포인트(AP)가 필요없다는 점이 블루투스의 큰 장점이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와이파이 다이렉트’도 주목받고 있다.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제품끼리 별도의 AP가 없어도 직접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와이파이 특성상 ‘블루투스’보다 먼 거리까지 접속이 가능하며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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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갤럭시S2’, ‘베가레이서’등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중심으로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제품이 크게 늘어나면서 블루투스의 대항마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HP는 최근 와이파이로 연결하는 마우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무선 기술의 등장은 제품간의 손쉬운 연결을 통해 우리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더 이상 복잡하게 얽혀있는 전선 가닥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좋다. 바야흐로 ‘무선’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