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자사 클라우드 어플라이언스 '엑사로직'과 데이터베이스(DB) 머신 '엑사데이터'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통합 최적화하는 전략의 첨병이라면서도, 정작 이들 제품을 합쳐 최적화하지는 않는다. 별개의 시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따로 설계됐다는 이유에서다.
강신영 한국오라클 퓨전미들웨어(OFM)사업부 총괄 전무는 10일 엑사로직은 웹로직과 OFM 기반으로 기업용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제공하는데 최적화돼 있고 엑사데이터는 데이터를 보관하고 분석하는 프로세스에 최적화돼 있다며 이들을 각자 사용하는 것이 가장 나은 효율을 보여주며 통합할 경우 유연한 확장성을 실현하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이 DB 또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를 단일화하고 싶어해도 별개 제품으로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물론 오라클이 두 제품을 통합하고 싶어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제까지 그런 시장 요구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엑사데이터-엑사로직, 공통점과 차이점
두 제품의 공통점은 오라클 SW와 HW를 통합했고, 내부 데이터 처리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부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최대 동시처리량이 초당 40기가비트인 '인피니밴드' 기반으로 연결했다는 것이다. 오라클은 기업들이 자사 제품 기반으로 전체 인프라를 통합해 관리 비용과 구축 및 도입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두 제품은 적용 영역이 상이하다.
우선 엑사로직은 웹로직 서버와 오라클 퓨전 미들웨어(OFM)를 얹은 어플라이언스로 기업 데이터센터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한 클라우드 구축용 시스템이다. 자바 기반 환경을 효율화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국내 통신, 금융 등을 중심으로 전산업영역에 걸친 제품 전략을 가속한다고 공언해왔다.
엑사로직 출시에 앞서 등장한 엑사데이터는 오라클 분석솔루션 기반 데이터웨어하우스(DW)에 회사 DB를 더한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 어플라이언스다. 지난 2008년 HP의 HW를 써온 1세대 엑사데이터가 지난해 9월 썬 HW 기반의 2세대 제품으로 바뀌면서 DB머신과 분석처리를 겸하게 됐다.
■클라우드도 티어 구분 필요
이날 한국오라클은 국내서 엑사로직 출시를 선언하며 기존 엑사데이터 사용 기업들에게 엑사로직과 나란히 활용할 경우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비공식적으로 두 제품을 함께 쓰는 환경을 표현하기 위해 '엑사 트윈'이란 별칭을 사용했다. 타사 제품과 연결시 초당 처리용량 10기가비트인 이더넷을 쓰지만, 오라클의 두 머신을 서로 연결할 땐 역시 인피니밴드 방식이 쓰인다.
차라리 두 머신을 한 몸으로 붙여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그런데 최적화를 위한 네트워크 방식은 같더라도 내부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적화 방식이 서로 달라, 통합했을 경우 성능과 확장 편의성 등의 이점이 떨어진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강승우 한국OFM 기술담당 상무는 기업 인프라를 크게 고객 데이터가 방대한 내부 인프라(정보계)와 외부 접속이 잦아 실시간 퍼포먼스 관리가 필요한 외부 인프라(계정계)로 구분할 수 있다며 내부에는 엑사데이터 DB머신이 DW 기능으로 빠른 분석과 데이터 검증을 맡고 외부는 엑사로직이 앞단의 빠른 성능을 더 효율적으로 지원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을 함께 도입해 쓰는 기업 사례로 소개됐다. 상호 역할분담을 통해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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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 전무와 강 상무는 기술적으로 최적화 방식이 달라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은 별개 하드웨어로 돌아가는 게 효율적이라면서도 향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더 발달된다면 이론상 통합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오라클이 HW와 SW를 통합해 최적화하는 실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오라클이 진정한 '엑사 트윈'을 지향할지, 별도 계층을 겨냥해 또다른 어플라이언스를 선보일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