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웨어, 과금정책 완화 이유…"고객이 왕"

일반입력 :2011/08/09 08:36

김우용, 임민철 기자

VM웨어는 지난달 중순 가상화 기술 새 버전 출시에 맞춰 달라지는 가격표를 내놨다가 최근 그 비용산정방식을 더 완화했다. 가상머신(VM)이 쓰는 메모리(vRAM)를 라이선스 기준삼는 뼈대를 유지하며 등급 기준 용량을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이는 전에 없던 가격체계로 비용 인상을 우려한 국내외 커뮤니티 반응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코어당 과금방식을 폐기한다는 기존 정책은 살려뒀지만 사용자들의 반응과 '고객의 소리'는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무슨 일 있었나

회사는 지난달 중순 v스피어 5.0 버전 라이선스 등급 기준을 VM에 할당되는 vRAM 용량으로 잡는다고 밝혔다. VM 항목별 가용 메모리 상한선을 매긴 것이다. 이는 VM에 할당되는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개수로 잡아온 v스피어 4 버전대 라이선스 기준을 뒤엎은 것이다. 경쟁사들도 코어 기준 라이선스만을 책정해왔기에 사용자들은 이를 당황스러운 변화로 인식했다.

그러다 VM웨어는 이달초 가격 기준을 결정하는 vRAM 용량을 상향조정했다. v스피어 '엔터프라이즈 플러스(48→96GB)', '엔터프라이즈(32→64GB)', '스탠다드(24→32GB)', '에센셜 플러스(24→32GB)', '에센셜(24→32GB)', '프리 v스피어 하이퍼바이저(8→32GB)'의 가용 메모리 한도를 늘린 것이다.

또 예상치 못했던 메모리 점유량 폭주 현상에도 12개월 평균 사용량에 과금하는 방식으로 이를 완화하도록 했다. 또 VM이 끌어가는 vRAM 상한선을 제한해 VM당 라이선스 비용이 최대 등급을 넘기지 못하게 했다.

그 배경에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 개정 가격표가 나오기 전까지 불거진 고객사, 파트너들의 우려가 자리한다. 미처 설명되지 않은 과금기준이 확실해지기 전부터 '라이선스료 폭탄'에 손해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vRAM당 과금 방식을 '메모리 세금(tax)'이라 표현키도 했다.

■손님은 왕

일례로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저가형 서버가 VM웨어 가상화 라이선스를 적용받을 경우 예산 공백을 걱정하는 해외 고객사들의 하소연이 있었다. 국내 고객사나 고객사들이 떠나갈 것을 먼저 우려한 VM웨어 파트너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선 서버 협력사들은 물리적 하드웨어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판매 감소를 우려했다. 한 국내 서버업체 관계자는 v스피어 과금정책 발표 직후 VM웨어측에 문의를 했다며 당시 회사측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메모리 과금방식은 전례가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한 VM웨어코리아 총판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고객 반응은 CPU 코어당 과금도 비싸다는 경우가 적잖았다며 가상 메모리를 기준잡으면 더 비싸지는게 아니냐는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총판 파트너들의 반응이 좀 더 심각했던 것이다.

VM웨어가 '가상화계의 마이크로소프트(MS)'로 불릴 만큼 업계 영향력이 크기에, 정책 변경을 예고한 데 따른 반응도 거셌다. 영국 온라인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VM웨어가 새 과금기준에 대한 고객사 비판에 대응해 v스피어5 하이퍼바이저 가격 기준을 재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커뮤니티 반응에 따라 기존 정책을 무르는 사례는 전에도 있었다. 지난 2009년말 SAP가 종전보다 인수된 유지보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뼈대로 한 서비스 과금체계 인상안을 내놨다가 당초 계획을 상당부분 조정했던 것이다. 회사는 요율이 낮은 모델을 폐지하고 기존 모델 사용 고객들에게 단계적 요율 인상을 강제하려 했다. 그러나 사용자 그룹 압력에 밀려 지난해 1월께 인상 일정을 미루고 저가 모델 폐지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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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배력이 상당한 상황에서도 사용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적잖다.

일례로 지난 1980년대 메인프레임 시장을 독식했던 IBM은 독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인상을 시도했지만 유닉스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밀려 상당한 시장을 잃었다. 또 썬마이크로시스템은 지난 2000년초까지 성공을 거둔 스팍서버 가격을 고가로 유지하는 정책을 시도했다가 경쟁력을 잃고 오라클에 인수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