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매킨토시(이하 '맥') 사용자들은 HWP 파일 편집 프로그램을 쓸 수 없다. 한글과컴퓨터의 워드 프로그램 '한글'이 새로나온 맥 운영체제(OS)에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원된다는 기약도 없어 맥 사용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 1일 한글과컴퓨터는 지난달 애플이 출시한 최신 맥OS '라이언'에 최적화된 한글 워드나 뷰어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 현재 없으며 관련 업데이트를 배포할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용 한글 새버전 출시 계획 없다
우선 라이언 환경에서 설치형 프로그램으로 HWP 파일을 편집할 길은 없다.
5년전 출시된 '맥용 한글 2006'이 HWP 편집을 지원하는 최신 제품이다. 그나마 이는 단종된 '파워PC(PPC)' 프로세서 기반 맥에 맞춰 개발됐다. 애플은 지난 2006년부터 자사 PC에 인텔 CPU를 넣기 시작했고 지난 2009년부터 모든 맥PC를 인텔 기반으로만 출시해왔다.
그간 애플은 맥용 한글 2006처럼 PPC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인텔 기반 맥PC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 '로제타'를 맥OS X 10.6 버전대까지 제공해왔다. 그러나 맥OS X 10.7 버전인 라이언을 내놓으면서 이를 지원하지 않게 됐다.
애플은 지난달 라이언을 출시하면서 이를 기본 탑재한 신형 맥북 에어 시리즈도 내놨다. 향후 출시될 맥PC들은 기본적으로 라이언을 탑재하게 된다. 맥용 한글2006을 돌릴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은 점차 사라질 것이란 얘기다.
■HWP 뷰어, '라이언'에 맞춰 업데이트?…글쎄
또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3월말 선보인 맥용 한글 문서 뷰어 프로그램도 최신화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회사가 맥 앱스토어에 무료로 공개한 '한컴오피스 한워드 뷰어'는 맥OS X 10.6.6 버전 이후 환경에서 실행되는 HWP 문서 뷰어 프로그램이다. 맥OS X 10.7 라이언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되지만, '프로그램 전체화면 실행'같은 OS 신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를 반영할 개발 계획이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라이언 사용자들은 HWP 문서를 다룰 때 전체화면, 자동저장, 문서버전관리 같은 OS 신기능을 전혀 활용할 수 없게 된다.
한컴 관계자는 새로 출시한 OS 기능변화에 따른 대응방법론을 장기적 계획 하에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즉각적인 대응은 어려우며 시장환경에 따른 전략적 대응 플랫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략, 윈도PC만 겨냥?
간단히 말해 국내서 점유율이 낮은 맥 사용자까지 배려할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회사의 하반기 주력 목표에 PC판 오피스 제품군을 강화하겠다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웹과 모바일 솔루션에 맞물리는 PC 제품 사용자 경험(UX)을 지원하겠다는 게 뼈대지만, 다양한 PC 플랫폼을 지원하겠다는 얘긴 아니다.
관련기사
- MS "맥용 오피스, '라이언'에 맞춰 줄게"2011.08.03
- 한컴 분기순익 전년比 2배 비결은2011.08.03
- 한컴 서버리눅스, 4년만에 버전업…클라우드 초점2011.08.03
- 한컴, PC판 오피스 글로벌 공략 강화 선언2011.08.03
그러나 회사가 겨냥한 글로벌 시장에서 맥, 리눅스같은 비 윈도 기반 데스크톱 환경을 쓰는 비중은 국내보다 더 크다. 향후 본격화를 예고한 해외 시장 공략 노선에 데스크톱용 소프트웨어 전략의 비중도 여전히 중시하고 있다면 비윈도 계열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회사는 상반기 북미판 한컴오피스 등을 출시할 계획을 밝히면서 제공할 문서 양식, 가격 정책 등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강조했다. 맥OS 사용율이 높은 일본에도 오피스2010과 대응되는 설치형 소프트웨어 '씽크프리오피스'를 출시하며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