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2011' 한국선수 대승에 뒤늦은 축하 쏟아져

일반입력 :2011/08/02 10:16    수정: 2011/08/02 10:16

김동현

국내에서는 다소 변방으로 취급 받는 격투 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세계적인 유명 선수를 한국 선수가 압도적인 경기 운영으로 꺾는 파란이 나와 화제다.

지난 달 31일 성황리에 끝난 격투 게임 e스포츠 대회 ‘EVO2011’의 ‘슈퍼 스트리트파이터4 아케이드 에디션’ 종목에 참여한 이충곤(풍림꼬마)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충곤 선수는 국내에서도 진행된 다수의 ‘스트리트 파이터4’ 대회에서 큰 성과를 기록한 바 있는 대표 명인 중 하나다. 특히 특유의 압도적인 공격력과 물 흐른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격 스타일은 해외에서도 수많은 팬들을 양성할 정도로 인기다. 그는 아쉽게도 준결승에서 패배해 3,4위전으로 밀려났다. 문제는 여기서 만난 선수가 일본 내 ‘스트리트 파이터4’ 시리즈의 신으로 추앙 받는 우메하라 다이고 선수였다. 양 선수간의 전적은 우메하라 선수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승리가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이 나왔다.

우메하라 다이고 선수가 선택한 캐릭터는 대회에서 과반수가 넘게 선택한 밸런스 파괴 캐릭터 ‘윤’이었다. 이 캐릭터는 개발자 오노 요시노리 PD가 직접 “밸런수 수정하겠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성능이 좋은 캐릭터다.

하지만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 시작 전 음료수를 한 번에 들이키며 전위를 불태운 이충곤 선수는 우메하라 선수의 ‘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충곤 선수가 선택한 캐릭터는 ‘세스’다. 이 캐릭터는 조작이 어렵고 방어력이 약해 사용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1라운드 시작 시에는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경기 중반에는 특유의 압박이 살아나면서 이충곤 선수가 우메하라 선수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점프 중단 공격과 반격을 끊어내는 EX승룡권은 현장에 있는 500여명의 관객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압도적인 모습은 2라운드에서 더욱 강해졌다. 이미 우메하라 다이고 선수가 가진 패턴 파악이 끝난 이충곤 선수는 2라운드까지 싹쓸이 하며 3위를 확정했다. 2라운드 공방은 압도적이었다는 표현이 딱 들여 맞는 대단한 경기였다.

우메하라 다이고는 2라운드에는 거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무너졌다. 우선 ‘세스’의 주요 기술인 천마공인각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으며, 기상 낙법 이후 이충곤 선수의 요가 텔레포트, 스크류 파일드라이버 콤보에 연속적으로 당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충곤 선수는 2라운드 매치 포인트에서 퍼펙트 승리를 거뒀다. ‘윤’이 스턴 상태에 들어가자 쉐이빙 어택 히트 후 스크류 파일드라이버를 히트한 후 그는 번쩍 손을 들며 승리를 기뻐했다. 그 이후에 태극기를 꺼내서 흔드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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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곤 선수에게는 우메하라 징크스와 큰 경기 징크스 모두를 깬 시원한 한판이었다. 이 경기를 시청한 전 세계 팬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특유의 압박과 빠른 공격력에 대한 칭찬부터 한국 ‘스트리트 파이터4’ 선수들 수준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국내 이용자들은 격투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및 팬 카페 등에 관련 경기 영상을 올리며 이충곤 선수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 이용자는 “요즘 일본 때문에 신경 쓰이는데 풍림꼬마가 통쾌하게 일본 선수를 물리쳐줘 기분이 좋았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