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폭탄]"자연재해? IDC 있잖아"

일반입력 :2011/07/27 15:33    수정: 2011/07/27 16:16

김효정 기자

27일 새벽부터 서울·인천 지역을 집중 강타한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같은날 정오 현재 서울 서초동 인근에서 일부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불통이 발생했으며, 교통 대란은 물론 강남역 부근 전기 차단으로 인근 사무실의 업무 차질도 빚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개인 및 기업에 인터넷 및 전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IDC는 비상시를 대비한 전원 시스템, 온도·습도 조절, 화재·침수·지진 등의 재해에 대비한 시설 보안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IDC는 오늘날 경제활동의 필수 요소인 정보시스템 운영과 다양한 인터넷 사업의 근간이다. 고객의 서버를 단일 장소에서 집중 관리하기 때문에 지진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는 물론, 테러와 관리자의 운영미숙 등 돌발상황에 완벽하게 대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IDC 시설 안정성·신뢰성 기준을 지난 2010년에 마련했고, 모든 IDC는 이 기준에 따라 구축·운영돼고 있다. 등급별로 기초/상위/최상위 구분은 있지만 최소한의 기준에 못 미치면 허가 자체가 나지 않는다.

특히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와 건물 안정성 면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IDC의 시설 기준에 따른 '방재성' 확보 측면에서는 ▲건축물의 구조역학상 적재하중치 준수 ▲고지대 및 하천에서 일부 거리 떨어진 입지 선택 ▲폭발 또는 유해지구 인접지역이 아닌 곳 ▲방수시공, 배수펌프, 누수검지기 적용 ▲지진에 견디는 내진건축물 및 완충재 적용 등이 기본이 돼야 한다.

국내 1위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KT의 경우, 이번 비 피해와 관련해 27일 오전 6시에 수도권과 부산 지역 IDC에 종합상황실을 개설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동형 발전차와 양수기 등의 장비를 준비했으며, 현장 긴급 투입인력을 확보한 상태다.

KT 관계자는 평소 재난이나 기타 대형 고장에 대비해 각 지역별 24시간 망관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재난사고 발생시 해당지역 종합상황실 개소, 현장 출동부서 핫라인 구성, 복구 장비 대기 및 출동인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ICT 수원센터)를 운영 중인 삼성SDS는 센터를 국내 원전 내진설계 기준에 맞춰 건축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각종 전기 및 기계설비 이중화는 물론, 가옥의 30%가 파손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규모의 진도 9.0 강진과 1000㎏/㎡ 하중까지 견딜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시 하천범람 위험이 없는 고지대인지, 또 50~100년 사이에 지진 피해가 있었는지, 공항이나 주유소 등 위험물 장소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고려하기 때문에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에 근원적인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한파로 인한 냉각기 동파에 따른 침수피해를 입한국시티은행 전산망 마비 이후, 건물의 공조/방재 등 설비에 대한 감시 제어시스템이 강화돼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KT 관계자는 자연재해 발생시 IDC 건물이나 시설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안해도 좋다며 침수로 인한 정전의 경우에도 무정전 전원장치(UPS), 축전지, 자가발전기 등이 이중삼중으로 구성돼 있어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그러나 IDC의 안전성과는 별개로, IDC 내의 서버와 사용자(일반 및 기업 고객)를 이어주는 케이블이 단절되면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침수나 산사태로 지하에 매립된 광케이블 및 전봇대에 연결된 케이블이 끊어지는 경우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IDC 운영 사업자는 물론, KT(전화국), 한국전력, 각 지자체와 정부가 공동 대응해 시설물을 복구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