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폭탄...강남지역 IT업계 대란

일반입력 :2011/07/27 10:06    수정: 2011/07/28 10:19

남혜현 기자

26일 밤부터 27일 오전 서울·인천 지역을 강타한 폭우가 출근대란에 이어 IT업계의 업무대란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눈 덩이처럼 커졌다. 업무시간 내내 발을 동동 구르던 업계는 응급 복구가 부분적으로 마무리된 27일 오후쯤 정상화 되긴 했지만 퇴근대란 홍역을 또한번 치르고 있다.

물폭탄의 위력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커지면서 27일 정오 현재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휴대폰 불통, 전기 차단등이 잇따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또 매봉역 인근에 위치한 한국교육방송(EBS)은 한때 라디오 방송 송출이 중단됐지만 오후에 복구됐다.

강남지역에 본사와 사무실을 둔 IT 및 게임업체들은 정상업무에 돌입했지만 통신수단과 전기등의 문제로 사실상 한 때 고립되기도 했다.

이날 피해는 휴대폰 불통사태가 5시간만에 복구되고, 주요 간선도로의 침수 역시 오후 3~4시를 기점으로 서서히 정상화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강남지역의 전기 차단 역시 회복됐다.하지만 내일까지 폭우가 예보되어 있어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강남역 인근에 자리잡은 한국 최대기업 삼성전자의 사옥도 예외는 아니어서, 침수를 우려한 직원들이 급히 모래 제방을 쌓는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까지 연출됐다.

강남역 일대는 테헤란로와 연결되며 국내 IT기업들의 사옥과 사무실이 밀집된 지역이어서 IT맨들의 출근대란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양재대로-강남대로 등 인근의 주요 간선도로 역시 침수돼 극심한 교통혼잡까지 빚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위치한 강남역 일대선 홍수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벌어졌다. 빗물이 하수관을 역류, 일부 도로를 잠식했고 시민들은 발목까지 차오르는 빗물에 길을 나서지 못한채 하늘만 바라봤다.

삼성전자도 출구 안팎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수주머니를 쌓는 등 폭우 대비에 나섰다. 직원들 출근이 시작되는 오전 8시경, 건물 앞까지 물이 차오르자 출입구 일부를 통제했다.

지하 아케이드에서 본사로 올라오는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입사 이후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광경은 처음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비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와 방배동 일대는 1만여 가구가 정전 상태가 벌어지면서 관련 업체가 비상이 걸렸다. 한국전력은 폭우로 인해 상가 등의 건물 지하에 있는 수전설비가 침수되면서 인근 지역 배전설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우로 강남 일부가 정전되면서 휴대폰도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도로 침수 때문에 차량 접근이 어려워 복구 작업도 난항이다. 강남역 부근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동통신 가입자 휴대폰에 통화 장애가 이어지는 중이다. 정전으로 기지국과 중계기 등으로 가는 전기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오전 8시부터 강남역 주변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고, 9시경 SK텔레콤 기지국 예비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통화 장애가 시작됐다. LG유플러스는 기지국이 동작하지만 일부 광중계기 전원 문제로 장애를 겪고 있으며, KT도 정전이 길어지면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면산 일대 산사태로 인근에 위치한 EBS 우면동 방송센터에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EBS 라디오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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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페셜 진행자는 방송시작 50여분만인 이날 8시 50분쯤 “산사태로 방송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단 음악을 들려 드리고 정리되는 대로 다시 방송을 재개하겠다”며 진행을 중단했다.

현재 EBS 방송제작 스튜디오와 세트실에 토사가 유입되고 상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EBS는 비상음악을 송출했고 현재 현재까지 EBS는 비상방송체계로 음악방송으로 대체해 송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