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음란사진 올린 방통심의위원

현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이 개인 블로그에 남성의 성기사진을 여과없이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심의위가 해당 블로그를 심의키로 결정하면서 소속 심의위원을 심의하는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8일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박경신 심의위원이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을 심의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지난 20일 박 위원이 한 누리꾼의 미니홈피를 캡처한 것으로 남성 성기가 적나라하게 찍힌 사진 7장과 남성의 나체 뒷모습 사진 한 장이 포함돼 있다.

이 사진들은 지난 14일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음란물’로 규정해 삭제 조치를 내린 게시물이다. 하지만 박 위원은 이 같은 위원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이를 캡쳐해 다시 본인의 블로그에 올렸다.

박경신 위원은 블로그에 정보통신심의규정을 소개하며 “위 사진들이 어떻게 ‘사회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고 누구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지’ 궁금하다”면서 “이 사진들에 대해 성인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할지 모르나 음란물이라고 정해버리면 합법적인 표현물의 세계에서 완전히 추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일이 표현물이 옳으나 그르냐 사회적으로 적합하냐를 묻는 것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 사진들은 어찌되었든 자기표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이고 이것이 사회질서를 해한다거나 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한 처벌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경신 위원은 하버드대학교 물리학 학사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 박사 과정을 거친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주 상임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기 방통심의위가 출범하면서 민주당 추천을 받아 위원으로 위촉된 박 위원은 지난 6월 미국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가기관 심의위원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평소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행보로 여권 위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