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상파 재송신 관련 항소심 판결에서 사실상 패소한 케이블TV 업계가 결국 상고를 결정했다. 수 년을 끌어온 재송신 분쟁의 끝이 임박했다.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씨앤앰·HCN서초방송·CMB한강케이블티비·티브로드강서방송 등 케이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5개사는 25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는 방송 중단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대법원 판결을 받아봐야겠다는 판단에서 상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측은 아직 상고방침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대응 차원에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항소심 판결이 확정돼도 큰 무리는 없지만 간접강제 부분을 포함해 상고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제4민사부는 20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5개 MSO를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지상파 측의 공중송신권과 간접강제 청구와 케이블의 동시중계방송권 불인정 청구를 모두 기각 했다.
재판부는 케이블 측에 판결문 송달일로부터 30일 이후 신규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디지털 방송신호 재송신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케이블 측이 상고를 결정함에 따라,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항소심 판결의 효력은 정지 된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재송신 분쟁 해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도개선안 마련과 협의체 구성 등 재송신 관련 정책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와 MSO 관계자를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 협의체를 조만간 구성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사장단과 실무진이 참여하는 협의회로 이원화해 3개월 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법원 다툼이 상고심까지 가게 되면 논의가 장기화 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판결을 기다리면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기한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협의체 구성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판결에 대한 간접강제 신청 인용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일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등 침해중지 가처분’ 2심 판결에서 “CJ헬로비전이 신규 가입자에게 지상파3사의 프로그램을 재송신하면 안 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은 신규 가입자에 대한 재송신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상파 측은 CJ헬로비전이 가처분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20일 법원에 간접강제를 신청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CJ헬로비전에 재송신 대가로 1사당 하루 1억원씩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법원이 지상파의 간접강제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CJ헬로비전은 법원이 판결하는대로 얼마의 강제집행 이행금을 지불해야 한다. 법원에서 기각 판결이 내려질 경우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간접강제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전 케이블 업계 차원에서 방송 송출 중단 등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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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도 지난 14일 가처분이의신청을 고법에 제출한 데 이어, 26일에는 강제집행정지신청을 제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어 향후 추이에 케이블 업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협의체에 들어가서 성실히 협의를 해 당사자 간 협의를 찾으면 좋겠지만 법원 판단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방송 중단 등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