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들어 PC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다. 넷북으로 흥한 에이서가 4위로 처진 가운데, 델과 레노버가 아태지역서 선전하며 3위권으로 올라섰다. 미국시장선 애플이 3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고, 소비자 시장 부진으로 HP 점유율이 위태로워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8천52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결과지만 당초 전망치인 6.7%보다는 낮은 성장치다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PC 업체들의 순위 변동이다. 넷북으로 흥했던 단숨에 2위 자리에 올라섰던 에이서를 제치고 델과 레노버가 3위권으로 올라섰다.
휴렛팩커드(HP)는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의 17.5%를 차지하면서 1위의 자리를 지켰다. 대다수 지역서 평균 이상 실적을 기록했으나, 아태지역 점유율은 떨어졌다. 기업용 PC 시장의 견실한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자 부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가트너는 분석했다.
델은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최근 집중 투자한 아태 지역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둔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용 PC 교체가 델 성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가트너측 설명이다.
레노버는 출하량이 22.5% 상승하면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아태지역, 미국,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데스크톱과 모바일 PC 모두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에이서는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서 유통채널에 재고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보였다. 저가, 대량 물량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카코 키타가와 가트너 수석애널리스트는 미니 노트북과 저가 소비자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현재 PC 시장은 완만한 성장기로 전환하고 있다며 PC 시장 전반적인 성장 둔화는 여전히 2010년 하반기에 시작된 조정기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당한 재고 증가, 잦은 제품 구성 변경과 함께 유통업체의 실적이 대부분 신흥시장 성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변화됐다며 업체들이 이미 성숙한 소비자 시장에서 다른 쪽으로 자원을 전환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출하량도 공개됐다. 미국내 2분기 PC 출하량은 총 1천690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한 수치다. 소비자 PC 시장 부진이 시장 성장을 가로막은 주요 걸림돌로 지적됐다.
소비자 시장서 유일하게 큰 성장을 거둔 곳은 애플이다. 미국 상위 5대 업체 중 가장 높은 8%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에이서와 도시바를 제치고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맥 업그레이드가 소비자 및 교육부문 구매자들을 모두 사로 잡은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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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가와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와 같은 미디어 태블릿을 둘러싼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소매업체들이 PC 주문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며 대신 소매업체들은 미디어 태블릿 물량을 확보하려고 해 일부 PC 벤더들은 판촉활동을 통해 재고를 낮춰야만 했으며, 일부는 소매점의 제품 라인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문가용 PC 부문이 미국 시장의 긍정적인 부분이었다며 대기업들은 작년에 시작된 PC 교체 구매를 한창 진행하는 중이었고, 중소기업(SMB)도 역시 교체 주기의 정점에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