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 통신비 인하 강제 없다”…왜?

일반입력 :2011/07/14 19:07    수정: 2011/07/14 19:19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비 인하에 대해서는 사업자 자율에 맡기겠다.”

14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황철증 통신정책국장,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통신3사 CEO 저녁만찬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6월 방통위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의 후속 방안 마련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통신비 인하 보다는 중소기업 상생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최근 중소통신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동전화 재판매(MVNO)와 이달 초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LTE(Long Term Evolution)의 조기 투자로 모바일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마련에 통신3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통신비 인하 MVNO 등 제4이통사 무게중심 이동

이날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통신비 인하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면에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시장의 요금인하 요구가 한 풀 꺾인 상태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무게중심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SK텔레콤은 방통위의 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수용하겠다며 9월부터 기본료 1천원 인하, 이달부터 ‘모듈형 스마트폰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방통위에 인가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업계1위인 SK텔레콤의 요금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 위원장이 이날 통신3사 CEO 간담회를 통해 이에 대한 신속한 후속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방통위는 통신3사가 요금인하, MVNO 등장, 4G LTE 투자 등 일련의 상황이 기업경영에 부담이 클 것으로 판단, 통신비 인하에 대해 약간의 숨통을 터 준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향후 방통위는 행정지도 형식을 띈 강제적 요금인하보다는 중소통신사로 구성된 MVNO, 올 하반기 등장을 예고한 제4이통사를 통한 경쟁방식의 요금인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강국 재현?

방통위가 중소기업 상생과 함께 투자 확대와 R&D에 힘을 쏟아달라고 당부한 배경에는 4G LTE에 대한 조기 투자로 다시 한 번 IT강국을 재건하자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 하반기 플랫폼 사업 분사와 하이닉스 인수 의향을 밝힌 SK텔레콤을 포함해 KT와 LG유플러스에게도 망 투자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사상 최대의 LTE 망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를 거듭 강조한 데는 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을 모바일로 확산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통신사의 투자 확대가 중소벤처뿐만 아니라 콘텐츠 등 전후방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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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확산으로 전체 산업 생태계가 IT와의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아이폰으로 역습을 당한 스마트 시대에 빠르게 대비하자는 의미도 포함됐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통신3사가 다시 한 번 통신비 요금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방통위가 이를 한 템포 늦추자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또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LTE에 속도를 내고 있어 방통위가 SK텔레콤과 KT에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